오늘은 2019년 10월 29일이다. 2019년 10월도 며칠 남지 않았다. 늙었다는 증거일까? 같은 세대가 아니지만 이맘때가 되면 그의 노래를 듣는다. 바로 이용의 '잊혀진 계절'이다. 오래된 노래다. 그 사이 국어의 맞춤법도 바뀌었나 보다. 잊혀진 계절이 아니라 잊힌 계절이라고 오탈자를 바로 잡으려 한다. 잊힌 계절은 어색하다. 잊혀진 계절이 어감이 좋다. 그 노랫말처럼 2019년 10월은 내게도 잊혀진 계절이다. 뭘 하고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리듬이 무너졌다. 꾸준히 지속해오던 많은 것들을 하지 못했다. 책 읽기도 그러하고,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도 그러하고, 가족 산행도 그러하고... 많은 것들이 무너졌다.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한다. 뭐가 좋을까? 휴가를 내고 여행이라도 다녀올까? 내년도 사업계획을 수립해야 시점에 휴가를... 용기가 나질 않는다. 어떻게 볼까를 먼저 생각한다. 그럼 뭐가 좋을까? 적어도 11월의 시작인 이번 주말만큼은 뭔가를 미리 계획하고 계획대로 움직이고 싶다.
일단 몸부터 추슬러야 할 것 같다. 운동이 필요하다. 최소한의 운동이라도 해야 한다. 주말 가족과 함께 산행을 하고 싶다. 그런데 주중에는 어떻게 하지? 읽고 있던 책도 다 읽었다. 지난주에는 도서관에 들리지 않아서 책을 대여하지도 않았다. 핑계다. 리디북스 앱에 아직 읽지 않은 책들이 많다. 마음만 먹으면 되는데 그게 잘 안 된다.
욕심만 앞선다. 책을 읽지도 않으면서 또 새로운 책을 검색하고 있다. 여전히 사진과 관련된 책을 검색하고 있다. 요즘 김홍희 작가의 유튜브 채널을 보면서 사진의 철학적 사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언젠가는 그의 책을 읽어야지라고 생각했었다. 도서관에서 그의 책을 검색했지만 없었다. 일단 희망도서를 신청했지만 채택이 될지도 또 언제 도착할지도 모른다. 다행히 그의 책이 리디북스 전자책으로도 출간되어 있었다.
그의 책 두 권을 구입한다. 그리고 최근 조세현 작가의 영상을 보았는데, 그의 책도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이달에도 세 권의 책을 구입했다. 모두 사진과 관련된 책이다. 이제 남은 것은 다시 생각을 고치고 마음을 가다듬어서 다시 한 걸음씩 내디뎌야 한다. 비록 보폭이 좁고 느린 걸음이더라도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한다. 멈추지 않으면 된다.
세월이 흘러 언젠가 오늘을 되돌아볼 때 힘든 시기를 잘 견디고 이겨내었노라고 나를 칭찬할 수 있는 날이 있다고 생각하자. 그렇게 나는 오늘도 나를 바로 잡으며 하루를 견뎌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