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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7 - 라이카, 영감의 도구

하나모자란천사 코딩교육

 2019년 책 100권 읽기 일흔다섯 번째 책입니다


라이카 카메라의 붉은색 마크를 보면 왠지 모르게 끌린다. 작고 심플한 디자인도 좋다. 남들은 라이카 카메라 아니 렌즈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색감도 좋다고 한다. 어떤 이는 올드한 감성 때문에 라이카 카메라가 좋다는 이들도 있다. 때로는 반대로 비싸고 성능이 떨어지는 라이카 카메라를 사용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실제 단순히 기계적인 성능만 놓고 비교하면 캐논, 소니, 니콘, 파나소닉 등의 카메라와 비교했을 때 성능이 떨어지는 것이 맞다. 그러나 사진이 기계적인 성능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것이 좋다 저것은 나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나는 아직 라이카 카메라를 사용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다. 아니 능력이 안 된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보통의 카메라는 구입한 그날부터 가격이 떨어지지만 라이카는 자고 일어났더니 가격이 올랐더라는 말도 들린다. 아무튼 내게 넘사벽의 카메라이지만 라이카 카메라를 사용하는 이들은 어떤 이유로 이 카메라를 사용하는지 궁금했다. 그것이 이 책을 읽은 목적이다.

 



어떤 이들에게는 라이카 카메라가 영감의 도구라고 한다. 라이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박찬욱 감독 >


필름 시대의 완벽한 기계는 100년도 쓸 수 있지만 디지털 시대에는 기술이 계속 바뀌니까 기계가 완벽할 필요가 없게 돼버렸어요. 그래도 렌즈에는 아직 그 완벽함이 남아 있죠. 35mm 주미크론(Summicron) 첫 세대, 아포크론(Apo-Summicro) 50mm를 보면 알아요.



< 하시시박 >


그녀는 라이카 필카로 필름을 되감아 이중노출 사진을 찍어 몽환적인 느낌의 사진을 찍는다.


< 백영옥 >


어찌 보면 사진도 마찬가지거든요.

이런 말이 있잖아요.

‘정말 빛을 찍고 싶으면 어둠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이렇게 경계에 피어 있는 것들,

이쪽과 저쪽 사이에서 발생하는

오묘한 느낌이나 감각 같은 것들에 관심이 많아요.


로버트 카파가 이런 말을 했잖아요. “당신의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당신이 충분히 그 사물 가까이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저는 그런 사진을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요. 저는 사물에 개입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제가 찍은 사진들은 일정 거리를 두고 찍은 것들이지 클로즈업은 하나도 없어요.



< 김동영 >


글을 조금이라도 써본 사람은 안다. 글의 수준을 좌우하는 것은 결코 화려한 단어 사용이나 문장의 배치 능력이 아니라는 사실을. 나만의 사고나 감정이 어떤 것인지 명확히 알고, 그것을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가장 정제된 형태로 표현한 것이 뛰어난 글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런 능력을 천성적으로 타고나는 사람도 있고, 풍부한 취향과 폭넓은 경험, 또는 깊은 학식을 통해 나중에 천천히 확보하게 되는 사람도 있다. 내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그 외 소수의 경우인데, ‘글’이라는 물성을 스스로의 정체성과 일치시키고자 마음에 들 때까지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해가며 극단까지 몰아붙여 정제된 글을 얻어내려고 하는 경우다.


여행을 하는 와중에 가장 힘든 건 음식이나 불편한 숙소 등의 문제는 아니에요. 외롭다는 감정의 문제가 가장 크거든요. 현지에서 친구를 사귄다고 해도 결국 혼자라는 건 어쩔 수 없어요. 정말 지구 상에서 나 혼자 동떨어진 느낌. 그렇게 해서 나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이 바로 여행의 본질인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여행 가이드북을 쓰는 게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걸 좋아하고, 어떤 시선을 갖고 있는지를 지극히 주관적으로 표현하는 여행 에세이를 쓰게 된 거죠.


라이카는 참 재밌는 게 보통 요즘 카메라들은 굉장히 편리하잖아요? 그런데 라이카는 찍는 사람이 카메라에 맞춰야 해요. 그래서 어떤 상황과 맞닥뜨리더라도 쉽게 찍질 못해요. 디지털 시대 이후에 일단 무조건 찍고 보는 사람들이 대다수잖아요. 그런데 라이카는 카메라 자체가 워낙 예민하고 느리기 때문에 옛날 필름 카메라 당시 필름을 아껴서 찍어야 하는 것 같은 한계가 있어요. TL의 경우 포커서를 일일이 맞춰야 하니까 찍는 커트 수는 많지 않아도 더 많이 생각하며 찍게 되고, 그러다 보니 결과물도 훨씬 더 좋아져요. 말하자면 사진 찍는 사람을 겸손하게 만든다고나 할까요 여행과도 참 많이 닮았네요. 많은 걸 생각하게 하고, 무언가 어긋나 있거나 자만심에 빠져 있는 스스로를 다독이고 순화시킨다는 점에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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