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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6 - 여행 사진의 기술, 포토그래퍼 <자잡토>가 제안하는 아주 특별한 여행 사진 테크닉

하나모자란천사 2019. 9. 18. 21:07

 2019년 책 100권 읽기 일흔네 번째 책입니다


빛을 이해하는 것은 여행 사진뿐만 아니라 모든 사진에 있어 기본이다. 2007년 매그넘 코리아 워크숍을 맡았던 매그넘 사진가 데이비드 앨런 하비는 “나는 하루에 24시간 일하지만 실제로 사진을 찍는 시간은 20~30분밖에 안 된다. 내가 사진 찍을 때 항상 활용하는 시간대는 대낮이 아니라 해 뜬 후 한 시간, 해지기 한 시간 전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즉, 사진은 빛을 잘 활용해야 하며, 사진 속 분위기는 결국 빛의 의해서 결정된다는 것이다. 빛은 먼저 사물을 볼 수 있게 해 준다. 빛이 없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볼 수 없을 것이다.




비가 온 뒤에는 무조건 밖으로 나가서 물에 비친 그림자와 반영들을 찾아보라. 특히 밤이 좋다. 사진을 찍는 많은 이들이 비 오는 날에는 촬영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게으른 자의 비겁한 변명일 뿐이다. 장비가 젖지 않도록 약간의 수고만 한다면 훨씬 좋은 분위기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비 오는 날의 풍경은 우선 빛이 부드러울 뿐 아니라 주위가 젖어 있어 서정적이고 환상적이다. 이렇게 서정적 화면을 구성하려면 광각렌즈보다 사람의 시각과 비슷한 표준렌즈(50mm)가 적당하다. 비가 내리고 흐린 날씨에는 평균화된 광선이므로 특별한 노출 보정이 필요 없다. 광선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셔터스피드를 빠르게 하는 것이 좋고 셔터스피드를 빠르게 하려면 조리개는 열 수밖에 없는데, 이것이 피사계 심도를 얕게 하면서 서정성을 강조하는 효과를 준다. 또한, 광선의 방향을 고려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모든 노력을 앵글과 프레이밍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의 요소 중 가장 설명하기 어려운 것 중 하나가 ‘순간’이다. 순간이란 무엇인가? 구성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또 그렇기도 하다. 그것은 삶의 짧은 부분에서 우러나오는 감정에 대한 것이기도 하며,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카메라에 찍혔지만 진실하고 영원히 남는 것이기도 하다. 셔터 찬스를 훌륭하게 포착하기 위해 카메라의 위치와 각도를 여러 면에서 잡아보는 연구를 꾸준히 해야 한다. 언제나 최고의 셔터 찬스는 한 번뿐, 두 번 다시는 오지 않는다. 좋다고 느껴지면 망설이지 말고 셔터를 누르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빛이 가장 좋거나 상황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곳을 지나고 있다면 즉시 촬영해야 한다. 다시 그 길을 지나갈 확률은 거의 없다.




사진은 시간 구성이다. 사진은 한 물체의 움직임 속에서 한 순간을 잡아내어 한 장의 종이 위에 재현시켜 놓은 것이다. 사진의 이러한 특성은 다음 움직임을 쉽게 만드므로 물체의 시선 방향이나 움직이는 방향 쪽으로 여백을 두는 것이 좋다.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는 물체라도 사진은 한 장의 종이, 즉 평면에 기록되므로 주체가 되는 피사체와 겹쳐지지 않도록 한다.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사진가의 내용을 감지하는 능력(감성)과 형식을 창출하는 능력(지성) 그리고 셔터를 누를 때의 본능적인 몸의 반사 신경(육체)이 동시에 작용하며 조화를 이루는 행위다. 왜 그 순간 셔터를 누르는지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가?

 - 필립 퍼키스의 ‘사진 강의 노트’ 중에서


전체를 포착하도록 노력한다. 셔터를 누르는 순간 나의 직관과 본능을 신뢰하지 않고 전체를 포착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늘 같은 렌즈를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렌즈가 제공하는 시야에 익숙해지면 ‘전체’를 훨씬 빨리 포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줌렌즈야 말로 악마의 작품이다. 사진가의 진정한 ‘시각을 구축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으젠느 앗제(EugneAtget)의 천재성은 그가 어디에 카메라를 놓아야 하는지 정확하게 꿰뚫었다는 데 있다. 

- 필립 퍼키스의 ‘사진 강의 노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