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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5 - 부띠의 감성 사진 놀이, DSLR로 담아내는 빛나는 일상 이야기

하나모자란천사 2019. 9. 16. 18:45

 2019년 책 100권 읽기 일흔세 번째 책입니다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나는 늘 동물들과 함께 했다. 고양이도 키우고 개도 키우고 소도 키우고 돼지도 키우고 닭도 키웠다. 작가의 책에서 야옹쉐쉐로 찡이쉐쉐를 보면서 다시 고양이를 길러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퇴근하고 나면 아내를 설득해 봐야지... 그녀가 찍은 반려동물이 야옹쉐쉐의 사진이 좋았다. 그녀의 사진 중에서 특히나 역광에서의 사진이 좋았다. 고양이가 창이 잘 드는 따듯한 햇볕이 있을 곳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의 사진을 보며 플레어는 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활용해야 할 대상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빛과 마주하는 순간 플레어가 주는 기쁨에 대해 생각을 했다. 쨍한 선예도보다는 감성이 주는 부드러움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을 했다. 내가 내린 결론은 사진은 정답이 없다는 것.




일상이 말을 걸다 - 일상의 끊임없는 기록에 관하여


잔잔한 일상은 켜켜이 쌓여 추억이 되고, 작은 일상들이 모여 삶을 이룹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귀를 기울이고 한걸음 더 나아가 그 속을 들여다보면 이 일상이 얼마나 특별한지 알게 될 거예요. 매일 지나가던 길가의 풀과 조약돌들은 마치 춤을 추는 것만 같고, 귓불을 스치는 바람은 계절을 데려오기도 하며, 낮의 충만한 햇살을 받아 바짝 마른 수건에서는 햇살 내음이 가득합니다. 어제 본 벤저민 줄기의 잎들은 오늘의 그것들과는 달리 새순이 돋아있기도 하고 여리디 여린 연둣빛에서 녹음이 짙어진 초록의 잎까지 있습니다.


이상 속에 귀를 기울여 만나는 모든 것들을 만져보고, 느껴보고, 냄새도 맡아보며, 볼에 가까이 대고 문질러보세요. 일상 속 멋진 탐험가가 되어보는 거죠! 어제와는 다른 일상이 내 앞에, 그리고 앞으로 계속 펼쳐질 거예요. 오늘 내가 느낀 일상을 카메라를 들고 조심스럽게 셔터를 눌러 담아보세요.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꾸준히 촬영하다 보면 분명 어제와는 다른 오늘을 발견하게 될 거예요.



책을 절반쯤 읽었을 때 알았다. 작가의 부띠는 집 밖에 찍은 사진이 하나도 없었다. 놀라운 일이다. 누군가는 사진을 찍을 곳이 없다고 하는데 작가는 책 한 권의 집에서 찍은 사진으로만 채울 요량이다. 이게 가능하단 말인가? 이제부터는 놓치지 않고 더욱 자세히 사진을 볼 것 같다. 그럴 필요가 없었다. 책의 후반부는 작가의 여행사진이다.


사진을 잘 찍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작가의 얘기를 들어보자. 많고 많은 방법이 있겠지만 작가는 좋은 사진을 자주 보고 많이 촬영해보라고 권하고 있다. 좋은 사진을 눈으로 익히다 보면 사진에 대한 안목이 생겨난다. 많이 보고, 많이 듣고, 저 사진은 어떻게 찍었을까 생각하다 보면 이전과는 분명 다른 느낌의 사진들을 담아낼 수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사진에도 똑 같이 적용된다. 좋은 사진을 많이 찾아서 보고, 또 촬영 값을 다양하게 적용하며 많이 찍다 보면 자신만의 노하우가 생긴다. 마지막은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가 촬영을 하는 것이다. 노출 보정 다이얼을 오른쪽(+)으로 돌려 풍부한 빛을 표현해보기도 하고, 노출 보정 다이얼을 왼쪽(-)으로 돌려 가을의 깊고 다채로움을 표현해보기도 하자.




콜라인 줄 알고 벌컥벌컥 마셔버린 냉장고 속 페트병 속에 간장이 담겨 있었던 일, 근사한 요리를 만들어 낼 것이라면서 설탕 대신 소금을 잔뜩 넣어 아주 깜찍한 맛을 냈던 떡볶이, 좋아했던 남학생에게 장문의 문자 메시지를 뵀는데 엄마에게 답장이 왔던 부끄러운 기억... 일상 속 소소하게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기록해두세요. 사진으로도 좋고, 글로도 좋아요. 훗날 ‘아! 이때는 이랬었지!’하고 웃음 지을 수 있는 추억의 메신저가 될 거예요.



사진은 그 누구를 판단하고 지적하며 기술을 논하는 것보다는 촬영자의 인생과 삶의 방식이 녹아 따듯한 손을 잡으면 따스함과 마음으로 전해지는 것과 같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휘자의 눈빛과 손끝에 곡의 해석과 분위기가 담기듯, 눈으로 보이는 것들이 사진에 담겨 나왔을 때 그 안에 촬영자가 담겨있지 않으면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그저 무미건조한 사진뿐일 것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은 전국 방방곡곡 유명 출사지를 누비며 촬영한 사진만이 좋은 사진이라고 생각한다. 그 사진 속에 나만의 색과 이야기, 나를 찾는 일이 함께한다면 괜찮지만, 단순히 장소가 주는 매력만을 담아내는 일 혹은 그 누구에게라도 나올 수 있는 사진이라면 정말 그 사진이 나만의 사진일까 한 번쯤은 생각해봐야 한다. 하늘 아래 좋고 나쁜 사진은 없다. 그러나 자신만의 색과 주제가 담긴 사진과 그렇지 않은 사진은 존재한다. 좋은 사진은 꼭 모든 조건이 갖춰진 유명한 장소에 가야만 담아지는 것이 아니다. 익숙한 거리, 집 근처의 동네 풍경이라도 관심과 사랑, 소소한 것까지도 발견해 담아내는 촬영자 자신에게 달린 것이다. 나만의 사진을 위한 꾸준한 노력, 그리고 만나게 되는 모든 것들과의 온전한 관계 속에 좋은 사진과 작품이 탄생하는 것이다.


사진은 나중이 아닌 지금이다. 조금 어색하더라도 담아내고, 내 실력이 부족하더라도 담아내자. 날씨가 좋지 않아도, 그리 근사한 장소가 아니더라도 담아내자. 매일매일은 존재하지만 지나간 어제는 두 번 다시 오지 않는다. 소중한 시간과  마음을 사진 속에 담아 보관한다면, 그 어느 날의 나와 나의 삶은 분명 행복했노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