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영상 편집 작업을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았다. 사진 편집은 데스크톱 컴퓨터에서 수행하기 때문에 파이널컷을 사용할 때가 아니면 맥북을 사용하지 않는다. 게다가 지난여름 동안 컴퓨터가 있는 작업실이 아닌 거실에서 주로 생활했기에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았다. 요즘은 드론을 날리는 것보다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는 것에 더 집중하기 때문에 영상 편집 작업도 거의 없었다. 때문에 맥북프로는 거의 방치되어 있었다. 그런데 맥북이 이상하다. 전원을 켜고 로그인을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하는데 꿀렁꿀렁 거리는 느낌이다. 자세히 보니 아래로 배가 불룩하게 튀어나왔다. 작동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갑자기 왜 이런지 원인을 찾아야 했다. 전원을 오프하고 상판을 덮었는데 유격이 보였다. 분명 뭔가 문제가 있었다.
컴퓨터를 분해하는 것은 겁나지 않는다. 드론과 아이폰 등을 수리하기 위해 구입한 공구도 있다. 하판을 분해하고 나서 원인을 찾을 수 있었다. 배터리 문제다. 처음부터 배터리를 의심했다. 최근 팬텀 4 프로 배터리도 배가 불러와서 문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위 사진에서 보았듯이 이 상태로 계속 사용할 수는 없었다.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수준이라 생각되어 일단 배터리를 분리했다. 어차피 내가 사용하고 있는 이 노트북은 2013년 처음 맥북프로에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적용될 때 구입한 거라 무상 서비스는 불가하다.
맥북프로 하판을 분리하고 배터리를 분리하는 데는 사진의 공구만 있으면 해결된다. 드론과 아이폰, 아이패드 등을 자가 수리하기 위해 구입한 공구인데 벌써 본전은 뽑고도 남았을 것 같다.
참고로 인터넷으로 배터리 수리비용을 검색해 보았다. 애플 공인센터에서는 29만원, 사설 센터에서는 13만원 정도 하는 것 같다. 부품을 검색하니 6만원 정도다.
배터리를 제거하고 AC 전원만으로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면 굳이 배터리를 구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맥북프로는 영상 편집 작업을 할 때만 사용한다. 일상에서 사용하는 노트북은 별도로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가 없는 상태에서 하판을 조립하고, AC 전원을 연결 후 전원 버튼을 클릭하니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 같았다.
배터리를 구입하지 않아도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파이널컷 프로를 실행하니 뭔가를 체크한다는 느낌이다. 구동 속도가 느렸다. 다른 몇 종류의 프로그램을 실행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해외직구와 에누리 최저가를 비교하니 큰 차이가 없었다. 그래서 에누리에서 최저가로 구입을 했다. 자신이 사용하는 모델에 따라 배터리의 종류가 다를 수 있으니 정확하게 모델 정보를 확인 후 배터리를 구입해야 한다. 내가 사용하는 모델은 MacBook Pro Retina A1502 모델로 2013년 하반기 모델이다. 배터리는 A1493을 선택해야 한다.
에누리 최저가가 58,000원인데 옥션 할인과 중복 할인 혜택을 적용받아 50,000원에 배터리를 구입했다.
대한민국의 빨리빨리 문화를 택배 시스템을 세계 최고의 수준으로 발전시켰다. 다음날 퇴근 후 배터리가 도착을 했었다.
다시 맥북프로의 하판을 분리하고 배터리를 장착하였다.
배터리 분리와 장착과 관련된 영상은 유튜브나 블로그에 많이 올라와 있어서 따로 상세하기 설명하지 않았다.
팁을 하나 드린다면 하판을 분리할 때 위 사진처럼 별 나사의 위치대로 구분을 하는 게 좋다. 처음에 모두 같은 종류라고 생각했는데 2개만 다르다. 그냥 원래 위치대로 구분해서 두면 조립할 때 고생할 필요가 없다.
이제 배터리를 장착 후 전원을 켜고 시스템 정보에서 배터리 상태를 확인했다. 충전 사이클 회수가 0으로 나왔다. 배터리 없이 전원을 켰을 때 발생했던 문제점들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배가 불러서 꿀렁꿀렁하는 증상도 이제는 없다. 특별히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향후 몇 년간은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맥북은 비싸다고 말한다. 초기 구입 비용만 놓고 생각하면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비용이나 사용기간을 고려한다면 절대로 비싸지 않다. 예상치 못했던 지출이 발생했지만 그래도 당분간 문제없이 맥북프로를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