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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포 바다의 이색 풍경 - 돌문어 잡이

하나모자란천사 2019. 7. 11. 00:16

주말이면 나는 또 어김없이 카메라와 드론을 챙겨서 삼천포 바다로 향합니다. 이런 내게 아내는 묻습니다. 맨날 보는 삼천포 바다가 지겹지도 않냐고. 맨날 찍고 또 찍는 게 삼천포 바다인데 이제 새로운 게 있냐고. 그런 아내에게 나는 이렇게 말하죠. 새로운 것이 있어서 찍는 것이 아니라고. 그냥 좋아서 찍는다고. 사실입니다. 나는 삼천포 바다가 좋습니다. 어려서부터 바다가 있는 시골마을에서 자라서 그런지 바다 향이 좋고, 바다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포근해집니다. 때문에 주말에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나는 삼천포 바다로 향합니다.




지난 주말에도 나는 삼천포 바다로 나갔습니다. 토요일 낮 많은 비가 내려 일요일은 집에서 책이나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그동안 읽지 못했던 책을 읽느라 거실에서 잠이 들었습니다. 딱히 다른 일정이 없는 일요일이라 늦잠을 자도 되련만 습관이 나를 내버려 두지 않았습니다. 베란다 넘어 산에서 들려오는 새들의 지저귐도 나의 단잠을 깨우는데 한몫을 했습니다. 비가 내리고 있을 텐데 어떻게 새들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일까. 궁금했던 나는 베란다로 나가서 날씨를 확인했죠. 장마철 일기예보는 정확하지가 않다는 거 아시죠. 다행히 날씨가 나쁘지 않았습니다. 전날 내린 비로 인해 안개가 자욱했습니다.



오늘도 혹시나 하는 기대감으로 집을 나섰습니다. 이럴 땐 내가 나를 컨트롤하는 것이 아니라 무의식이 나를 컨트롤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사천대교 주변에 안개가 자욱합니다. 늘 지나다니는 대교이지만 입구만 보이고 다리 건너 반대편이 보이지 않으니 내가 알고 있던 대교가 아닌 것 같습니다. 뭐랄까? 몽환적인 느낌. 저 다리를 건너가면 내가 알던 곳이 아니라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질 것 같은 느낌입니다. 잠깐 사진 몇 컷을 남기고 삼천포대교로 방향을 잡습니다. 역시나 오늘도 아닙니다. 각산터널을 지날 때 가장 설레입니다. 과연 오늘은 해무가 삼천포대교를 감싸고 있을까. 그런 멋진 장면을 오늘은 볼 수 있을까. 아쉽게도 오늘도 상상했던 그림은 아닙니다. 삼천포대교 위 하늘은 구름이 걷히고 파란 하늘을 조금씩 내어주고 있었습니다.



생각했던 풍경은 아니었지만 삼천포 바다는 내게 또 다른 이색 풍경을 안겨주었습니다. 세상에는 부지런한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어제 그렇게 비가 내렸건만 오늘 이 아침에 바다 위에서 낚시를 즐기는 배들이 즐비합니다. 이 무렵이면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이지만 언제 바뀔지 모른 장마철임에도 불구하고 때를 놓치지 않고 낚시를 하는 이들을 보면 참 부지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일요일 이 시간에 카메라를 들고 나온 나를 보고 저들도 같은 생각을 할지 모르겠네요. 어려서 친구들과 종종 낚시를 즐겼지만 낚시를 취미로 생활한 적은 없습니다. 기다림은 나와 맞지 않기 때문이죠. 나는 즉흥적인 결과를 볼 수 있는 것이 좋습니다. 사진이나 영상이 그러하죠.



당연히 비가 내릴 것으로 생각해서 드론 배터리를 충전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주는 드론은 패스. 카메라를 들고 돌문어 잡이 배들을 배경으로 몇 컷의 사진을 찍었습니다. 흐린 날이라 마음에 드는 사진은 거의 없었습니다. 



지난번 찍은 사진을 이용하여 글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이 무렵 삼천포에 오면 명품 바다 케이블카를 탑승하면서 이색적인 풍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바다 위에 떠 있는 저 배들을 보면 한산대첩의 장면을 보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바다 위는 전쟁입니다. 모두 돌문어를 낚기 위해 물 때를 따라 이리저리 부산하게 배들이 움직입니다. 행여나 무전으로 다른 배들이 있는 곳에서 돌문어가 올라온다는 소식이라도 접하면 일제히 배들이 그곳을 향해 달려갑니다.



배들은 물 때를 따라 밀물 때에는 실안과 사천만 근처까지 깊숙이 들어왔다가 썰물 때가 되면 신수도 근처까지 내려갑니다. 가만히 그 풍경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있습니다. 



어디서 이렇게 많은 배들이 몰려든 것일까? 순간 걱정이 됩니다. 매년 이렇게 많은 낚시꾼들이 모여들이 돌문어를 다 잡아 버리면 언젠가는 삼천포 바다에 돌문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이러기를 벌써 몇 년째 임에도 올해도 또 배들이 몰리는 것을 보면 이곳에 돌문어가 많은가 보다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낚시를 즐기지 않지만 선상에서 양은 냄비에 돌문어를 넣고 끓인 라면... 이 글을 읽을 무렵이면 침을 꼴깍 한 번 삼킬 수밖에 없겠죠. 




먹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그 맛을 모릅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따라 배를 타고 나갔다가 배 위에서 끓여 먹은 라면 맛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낚시에 취미가 없지만 먹는 것은 잘하는데 아쉽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면서 삼천포 어시장에 들러 돌문어 한 마리를 사 가야지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그러질 못합니다. 맛이 다르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죠.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 올리며 선상에서 먹은 라면 맛을 잊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 아이들에게도 그런 추억을 한 번쯤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문제는 그 한 번의 추억 때문에 낚시 도구를 구입하기가 부담스럽습니다. 



혹 도선료와 낚시 도구를 제공해주는 서비스가 없을까? 그렇다면 온 가족이 함께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보고 싶네요. 이 글을 읽고 그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을 알고 있는 분이 있다면 댓글을 남겨주세요. 그런 서비스가 있다면 사천 바다 케이블카 탑승으로만 끝나지 않고 이색 볼거리와 이색 체험으로 연계가 되면서 사천을 찾는 이들이 더 늘어날 것 같습니다.



참고로 올해 사주에 뜻하지 않은 복이 있다는 분이 있으면 지금 사천으로 오세요. 이번 주말이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사천에 오셔서 바다 케이블카를 탑승하고, 이색적인 돌문어 잡이 풍경도 보시고, 토요일 저녁에는 토요상설무대 프러포즈 공연도 즐기고, 삼천포 바다를 거닐어도 보고... 



설마 제가 이것 때문에 뜻하지 않은 복이 있다고 말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죠? 케이블카 일반 캐빈 100만 번째 탑승객 경품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케이블카 탑승하고 공짜로 모닝 한 대를 얻는 행운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로 당신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