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64 - 2017년 책 52권 읽기 마흔네 번째 책입니다.
오늘은 2017년 5월 8일 '어버이날'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부모님께 마음을 전하는 날입니다.
오늘 잠에서 깨었는데 큰 아들의 작품인지 손으로 직접 만든 카네이션과 감사의 글이 머리맡에 놓여 있네요.
지난 연휴기간에 홀로 계신 어머니께 다녀왔지만 오늘 퇴근 후 시간을 내어서 어머니께 감사의 말씀을 전해야 할 것 같네요.
주말에 한 권의 책을 집었습니다.
이번에 읽은 책은 기시미 이치로 선생님의 책입니다.
2017년은 책 읽기를 통해 얻은 가장 큰 가치를 말하라고 하면 기시미 이치로 선생님을 알게 된 것이라고 말해도 될 것 같네요. 그분의 책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을 접하고 난 이후 거의 모든 그분의 책을 읽게 되는 것 같네요. 무엇보다 그분의 책을 통해 나를 발견하고 나를 찾아가고 있다는 것에서 큰 도움을 얻은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내가 읽은 기시미 이치로 선생님의 책은 '아들러 심리학'을 기초로 하여 나의 본질을 찾고자 하는 내용이었는데 이 책은 조금은 다른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사실 이 책은 기시미 이치로라는 저자를 보고 선택한 책입니다. 그의 신간이 나왔다고 해서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책을 카트에 담았고 구매를 했습니다.
그런데 궁금했습니다.
아들러 심리학과 나이 든 부모?
어떠한 연관성이 있을까?
책을 읽으면서 프로페셔널하다는 것이 어떠한 것이구나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기시미 이치로 선생님은 철학교수이자 카운슬러 그리고 작가입니다.
철학을 토대로 아들러 심리학을 연구하였고 그 연구를 토대로 카운슬링을 하고 카운슬링의 경험을 살려서 관련한 다양한 책을 써내고 있습니다.
기시미 이치로 선생님은 이 책에서 주된 이야기인 어머니와 아버지의 병간을 위해 자신을 많은 시간을 할애를 하였습니다. 부모님의 병간 때문에 일의 많은 부분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으나 선생인 그는 작가인 그는 달랐습니다. 부모님의 병간이라는 새로운 환경을 자신의 일과 연결할 수 있는 능력... 그것이 내가 그를 프로페셔널한 작가로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저자의 아버지는 치매를 오랫동안 앓다가 돌아가셨습니다.
이 책은 기시미 이치로 선생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니 치매를 앓고 있는 부모님을 병간 하는 자녀들의 행동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 보다는 치매 환자인 부모의 입장에 서서 자녀들이 어떻게 환자를 대해야 하는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책은 이야기처럼 풀어내고 있습니다. 그의 에세이집이라고 하는 게 나을 것 같네요.
책을 읽는 동안 '치매'에 대해 한 번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책의 부제가 치매를 표현하기에 딱 적당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살아가는 동안 누구나 풀어야 할 본질적인 숙제....
치매 이제는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살면서 한 번쯤은 직접적으로 또는 간접적으로 나와 맞닥뜨리게 될 상황입니다. 먼저 읽었던 명경만리의 100세 시대에 대한 준비와 노인문제 편에서 치매와 관련된 내용이 생각이 납니다. 이제 치매는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고 어쩌면 나도 피해갈 수 없을 수 있습니다. 오죽하면 이번 대통령 선거의 공약에도 노인문제와 치매 문제를 공약으로 내 세우겠습니까?
나의 부모가 치매 환자라면...
또는 사랑하는 내 아내가 치매 환자라면...
아니면 나에게 치매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인지하기 시작했다면...
생각하기도 상상하기도 싫은 상황이죠.
그러나 세상은 변했습니다.
이 상황은 책의 부제에서와 같이 살아가는 동안 누구나 풀어야 할 본질적인 숙제로 우리에게 다가왔습니다.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부딪힐 수밖에 없습니다.
부딪히면 상처가 남고 아프겠지만 극복하고 일어서야 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나에게 이런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 한 번도 생각을 해 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아무런 생각도 준비도 없이 나에게 이런 상황이 닥쳐오면 당황한 채 아무것도 못하고 있겠죠.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가볍게 읽으면서 그런 상황이 나에게 왔을 때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해 주었습니다. 나에게 오지 않으면 좋은 상황이지만 왔을 때 조금은 더 여유를 가지고 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본은 경제/교육/문화/인구문제에 있어 우리보다 10년 앞서서 모든 것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저자는 그 경험이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실제로 2016년 KBS에서 특집으로 다룬 '명견만리'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에게 닥칠 현실이라고 알려주고 있습니다.
내 부모가 치매 환자라고 한다면...
나는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 것인가?
이 책의 내용에서 해답을 제시하라고 한다면 이 구절을 말하고 싶습니다.
사실 부모님은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가족에게 힘이 되는 존재입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가족끼리 어딘가 어색함을 느낄 때, 우리는 처음으로 깨닫게 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던 부모님이 사실은 가족을 하나로 연결해주는 상징이었다는 것을요. 그렇게 가족에게 기여하고 있었다는 것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