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Life

가족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는 즐거움 - (1) 따로김밥

하나모자란천사 2019. 3. 12. 13:52

잊고 있었다. 행복이 먼 곳에 있지 않다는 것을. 행복은 그리 먼 곳에 있지 않다. 가까운 곳에 있다. 생각하기 나름이다. 정작 행복하기를 바라면서 행복은 뒷전이고 직장의 틀에 매여 살았다. 다들 그렇게 사니까 그렇게 사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했다. 주변의 분위기가 중요하다. 지금까지 내가 속했던 조직의 분위기가 그러했다. 핑계다. 분위기가 그렇고 상황이 그러하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핑계일 뿐이다. 달라져야 하는 명분을 찾아야 한다. 얼마 전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된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의 시가 이슈가 되었다. 그 시를 보고 직장인 아빠들의 대부분은 씁쓸한 인생을 떠 올렸을 것이다. 어떤 내용이기에 그럴까? '아빠는 왜?'라는 시다.




엄마가 있어 좋다

나를 이뻐해 주어서


냉장고가 있어 좋다

나에게 먹을 것을 주어서


강아지가 있어 좋다

나랑 놀아주어서


아빠는 왜 있는지 모르겠다


대부분의 아빠들은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지만, 늦은 퇴근과 잦은 회식으로 정작 아이들과 놀아주지 못한다. 혹 나의 모습이 이러지 않을까? 물론 아니다. 적어도 내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 그러나 위험하다. 다분히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내가 달라져야 한다. 다행이다. 부서가 바뀌었다. 퇴근 시간이 빨라졌다. 퇴근 후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생겼다. 아침만 집에서 먹는 일식이에서 아침과 저녁을 집에서 먹는 이식이로 바뀌었다. 이식이가 좋은 것 같다. 삼식이만 되지 않으면 아내의 눈총을 받을 일도 없을 것 같다.



일찍 퇴근하고도 행동의 변화가 없으면 한 끼를 더 챙기는 수고 때문에 아내가 싫어하겠지만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을 한다. 덕분에 아내가 눈치를 주지 않고 있다. 이런 표현 때문에 아내의 눈치만 보는 불쌍한 남자로 생각할 수 있다. 상관없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나는 타인에게 미움받을 용기도 가지고 있다. 이미 2년 전 자아에 대해 깊이 있는 생각을 했고 나의 즐거움과 행복을 위해서는 미움받을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책을 통해서 미움받을 용기의 필요성에 대해 배웠다.



작은 행복이다. 가족이 함께 저녁을 먹는 것은 행복이다. 잊고 있었다. 바쁜 생활 속에서도 일주일에 한 번은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으며 밥상머리 교육을 했다는 것을. 다시 밥상머리 교육이 필요하다. 아이들과 함께 저녁을 먹으며 서로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좋은 것은 반복해야 한다. 다시 밥상머리 교육을 시작할 것이다. 




이런 생각을 아내에게 전달했다. 아내의 반응이 좋다. 아내의 반응은 저녁 상차림을 통해 알 수 있다. 오늘은 퇴근이 늦었다. 아내와 아이가 먼저 저녁을 먹었다. 아이들이 빨리 씻고 식탁에 앉으라고 한다. 오늘은 저녁은 따로 김밥이다. 가끔 아내가 내어 놓는 상차림이다. 이 상차림에 대해서 따로 설명할 내용은 없다. 초밥 롤처럼 겨자 소스에 살짝 찍어 먹으면 더 맛있다. 오늘도 한 끼의 식사에서 행복을 느꼈다.



저녁을 먹은 후 간식을 먹었다. 간식은 찐 고구마다. 찐 고구마는 김치와 최고의 궁합이다. 지금은 김치가 당기지 않았다. 



대안으로 커피를 선택했다. 어울리지 않는 궁합이다. 상관 없다. 나만 좋으면 된다. 이유는 난 미움받을 용기가 있기 때문이다. 나쁘지 않았다. 궁금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