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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기대하며 죽천천을 거닐다

하나모자란천사 코딩교육

봄이 기다려지는 2월의 둘째 주 일요일 아침입니다. 아직 잠들어 있는 가족들을 뒤로하고 혼자서 조용히 산책을 나섰습니다. 사남면과 용현면을 가로지르는 죽천천 둑방길입니다. 비록 강은 아니지만 집 근처에 물이 흐르는 천이 있다는 것은 작은 행복이고 축복입니다. 물이 있는 곳에 생명이 있듯이 이곳 죽천천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제가 봄을 기다리는 것은 죽천천 둑방길에서 쑥도 달래도 캘 수 있기 때문입니다. 머지않았습니다. 곧 다가올 봄을 기대하며 죽천천을 거닐었습니다.



봄을 기대하고 집을 나섰건만 차가운 바람이 옷깃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아직 물이 오르지 않은 장미 넝쿨에서 봄이 아직 멀었음을 인지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동강의 가로등입니다. 오래된 유럽의 가스등과 같은 형태의 가로등입니다. 실제로 가스등이었으면 더 운치가 있을 텐데, 아쉽지만 가스등이 아닙니다. 셔터를 막 누르려고 하는데 이름 모를 새 한 마리가 눈에 들어옵니다. 녀석으로 인해 사진이 심심하지 않았습니다.



동강 다리를 지나서 잠시 멈춥니다. 갈림길. 여기서도 잠깐 고민을 합니다. 왼쪽으로 방향을 잡고 죽천천 하류를 따라 사남면 방지리 방향으로 걸을 것인지,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고 죽천천 상류를 따라 화전마을 방향으로 걸을 것인지. 어디로 향했을까요?



죽천전 인근에 작은 체육공원이 있습니다. 농구장, 족구장, 풋살장이 있고, 스트레칭을 위한 운동 기구와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사천에서 나름 유명한 동강 다리 밑입니다. 여름이면 이곳에 사람들이 가득합니다. 특히나 주말이면 멀리 물놀이를 가기는 부담스럽고, 가까운 곳에 가족들과 고기를 구워 먹으면서 물놀이를 즐길만한 곳이 없을까? 이런 생각으로 사람들이 찾는 곳입니다.


지난해 여름이 지나고 가을 무렵 동강 다리 아래 주변 죽천천 정비 작업을 실시했습니다. 덕분에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주변이 깨끗합니다. 대신 평탄화 작업을 하면서 전체적으로 수심이 얕아졌습니다. 작년까지는 이곳에서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며 여름을 보냈는데 올여름은 아이들이 물놀이를 할 수 있을는지 모르겠습니다.



참 오늘은 죽천천 상류를 따라 산책에 나섰습니다. 목적은 상류로 향하는 쪽으로 개나리 군락이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벚꽃이 봄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꽃이 되었지만 제가 어릴 적만 하더라도 벚꽃보다는 개나리가 봄을 상징하는 꽃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그 흔한 개나리를 보기가 힘듭니다. 바로 이곳 죽천천 둑방길에 봄의 전령사 개나리 군락이 있습니다. 아쉬운 것은 매년 너무 짧게 가지 치기를 해서 봄이 되어도 울창한 개나리를 보기가 힘들고, 바람에 흔들거리는 개나리를 보기다 힘들다는 것입니다. 이곳은 차량이 다니는 곳도 아니고 사람들이 산책하는 코스인데 가을에 가지 치기를 하지 않으면 안 될까요?



이곳은 우리 가족이 여름에 물놀이를 즐기는 장소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동강 다리 밑에서 물놀이를 즐기지만 우리 가족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이곳에서 물놀이를 즐깁니다.



오래간만에 이곳을 찾았는데 예전에 없었던 다리가 놓여 있네요.



상류로 거닐 때 죽천천 둑방이 있는 오른쪽이 모두 개나리 군락입니다. 아직 봄은 멀었지만 주중 며칠간 따듯했을 때 봄이 온 줄 알고 핀 미친 개나리가 있을까 했는데 아직 미친 개나리가 보이지 않네요. 때를 모르고 일찍 핀 개나리를 미친 개나리라고 표현을 합니다.


"어머! 얘들 좀 봐? 이렇게 추운 날씨에 꽃을 피우다니, 미쳤나 봐!"

"그러게 말이야, 하긴 세상이 온통 미쳐 돌아가는데 쟤들이라고 별 수 있겠어?"



제가 살고 있는 곳 동강아뜨리에입니다. 언덕 위의 집이죠. 처음 사천에 내려왔을 때 이곳에 정착하여 지금까지 이곳에서 살고 있답니다.



잠시 둑방길에서 내려와 죽천천 수초 지대를 가로질러 거닐어 봅니다.



아침 햇살이 잠시 구름에 모습을 가렸습니다. 사진을 찍고 흑백으로 돌리면 왠지 수묵화 작품 한 편이 그려질 것 같았습니다. 그 모습을 기대하고 셔터를 눌러봅니다.



다시 둑방길로 올라와 화전마을 방향으로 거닐었습니다. 이곳 산책로는 길이가 제법 길어서 운동도 됩니다. 개나리가 활짝 피었을 때는 꽤 괜찮은 곳입니다.



이곳이 사남면 화전마을입니다. 예전 전원일기 드라마에서 보았던 그런 시골 마을입니다. 구수한 시골 냄새가 느껴지는 곳입니다. 아직도 마을 곳곳에는 예전 돌담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그 때문에 제가 이곳을 거니는 것을 좋아합니다.



돌담길이 좋아서 가까이 가서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좋아 보이는 곳 근처까지 갔는데 사나워 보이는 개 한 마리가 시끄럽게 계속 짖어서 더 이상 가지 못했습니다. 



아쉬움을 달래고 고개를 돌렸는데, 순간 에펠탑으로 착각을 할 풍경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물론 에펠탑은 아니죠. 최대한 비슷한 느낌을 잡아 셔터를 눌러봅니다.



화전마을 쪽에서 죽천천을 가로지르는 수중보가 있습니다. 물이 많을 때는 잠기지만 지금처럼 가물 때는 다리 위를 걸어서 지나갈 수 있습니다. 기대했던 만큼 예쁜 반영은 볼 수 없었지만 평범한 반영을 사진에 담아 봅니다. 도심의 반영은 이곳보다 사천강 주변이 더 나은 것 같네요. 다음에는 사천강 둑방길을 거닐어 보려고 합니다.




봄을 기대하며 나선 산책 이건만 아직 동장군의 기세가 봄이 다가오는 것을 강하게 누르고 있습니다. 수초 지대 응달에는 여전히 얼음이 얼어 있습니다.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자연이 그린 그림 같습니다. 



동장군의 기세가 강하다고 하더라도 봄이 오는 것은 막을 수 없나 봅니다. 양지바른 곳에는 이렇게 쑥이 자라나고 있습니다.



쑥을 발견하고 나서 혹시나 하는 기대감으로 양지바른 곳에서 혹 노란 개나리를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천천히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았더니 이렇게 살짝 모습을 드러낸 미친 개나리를 볼 수 있었습니다. 한쪽에는 아직도 얼음이 얼어 있건만 다른 한쪽에는 이렇게 봄의 전령사인 개나리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예로부터 선비들은 4 군자를 좋아했습니다. 4 군자 중 봄은 매화이지요. 아파트 주변에도 매실 나무가 있어 그곳으로 향했더니 매실나무 가지 끝자락 곳곳에 이렇게 매화가 피어 있습니다. 이제 곧 봄이 오려나 봅니다. 생명이 싹을 틔우는 봄이 기다려집니다. 올 겨울 날씨는 포근했지만 마음이 추워서 내심 봄이 일찍 오기를 기대했는데 이렇게 봄은 우리 주변에 성큼 다가와 있었습니다.



이제 산책을 마치고 집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왔던 길로 되돌아 가지 않고 새롭게 생긴 수중보를 따라 걸었습니다. 아주 천천히 주변을 살피면서 걸었습니다. 혜민 스님이 쓴 책 중에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란 책이 있습니다. 책의 제목처럼 멈춰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바로 이런 풍경들입니다. 늘 거니는 곳이지만 걸음을 멈추고 자세히 보았더니 보이는 것들입니다. 올해는 좀 천천히 세상을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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