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온 가족이 당일코스로 가족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오늘의 목적지는 통영입니다. 알쓸신잡의 영향으로 통영이 관광하고 싶은 명소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우리 가족이 통영을 여행하는 것은 미륵산에 케이블카가 생기고 나서 어머니를 모시고 다녀온 이후로 처음인 것 같네요. 이번 통영의 방문의 목적도 스카이라인 루지 때문입니다. 친구가 루지 어떠냐고 물어보기 전에 저는 통영에 루지가 있다는 사실 조차 몰랐습니다. 가까운데 살면서 애들 데리고 다녀오지 않았냐고 자신은 여름휴가 기간에 아이들 데리고 통영에 다녀올 생각이라며 나에게 물어보아서 저도 검색을 해 보았습니다. 딱 봐도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았습니다. 휴가 기간에는 다른 일정이 있어서 아이들에게 방학 끝나기 전에 한 번 가자고 약속을 했는데 쇠뿔도 단김에 빼라는 말을 따라 지난 일요일 태풍도 예보와 달리 비켜나간다고 해서 일요일 아침 서둘러서 통영으로 향했습니다.
첫 번째 목적지는 미륵산 아래 스카이라인 루지를 타러 가는 일입니다. 태풍 소식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줄은 만원이네요.
다행히 지난 휴가기간보다는 줄이 짧았습니다. 아내와 아이들은 그늘에서 쉬게 하고 혼자 줄을 서서 기다렸는데 둘째 녀석이 끝까지 나랑 함께 해 주네요. 고마운 녀석입니다.
내가 선 줄이 점점 매표소와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루지 개장한 지 6개월이 넘었는데도 여전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네요. 이렇게 줄을 서서 기다린 보람이 있어야 할 텐데... 과연 어떨지 모르겠네요.
이제 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오늘 우리 가족은 8회 가족 이용권을 이용할 생각입니다. 8회 가족 이용권의 경우 47,000원으로 총회수를 가족들이 함께 나누어 탈 수 있습니다. 우리 가족의 경우 4명이니 각자 2번씩 탈 수 있네요. 그런데 요금제도가 조금 이상하네요. 패밀리 콤보 이용권이 개인 이용권보다 가격이 더 비싸게 보이는 것은 저 혼자만의 생각인가요?
약 1시간의 기다림 뒤 티켓을 받아 들고 기뻐하는 둘째 녀석의 모습입니다. 이제 보호 헬멧을 착용하고 리프트 탑승장으로 향합니다.
리프트 탑승장에도 우리와 같이 티켓을 발행하고 대기하는 행렬과 먼저 루지를 타고 내려와서 다시 리프트를 기다리를 행렬까지 줄이 만만치 않습니다. 이곳에서도 약 30분 정도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습니다.
다행히 아이들이 아직까지 기다림에 힘들어하지 않고 있네요. 개구쟁이 녀석의 장난기에 아내와 나도 기쁜 마음으로 기다릴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우리 차례가 다가왔고, 티켓을 바코드로 확인 후 리프트에 올랐습니다. 아이들에게는 리프트를 타는 것도 즐거운 경험입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탑승장까지 올라왔건만 루지를 바로 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다시 줄을 대기하고 난 후 처음 탑승하는 사람들을 위한 안전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교육이라고 해서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워낙 루지의 구조가 단순하기 때문입니다. 핸들을 놓으면 파킹이 되고 탑승 후 몸쪽으로 쭉 당긴 후 녹색 구간까지 놓으면 앞으로 내려가고 다시 당기면 브레이크가 잡히는 단순한 원리입니다.
아무튼 다시 30분 정도 줄을 서서 기다리고 나서야 루지에 탑승하게 되었습니다. 아내는 먼저 출발하고, 나는 두 아이와 함께 출발을 했습니다. 처음에 둘째 아이가 체격이 너무 작아서 조작이 안 될 경우 혼자 타지 못할 수 있다는 직원의 말이 있었으나 그런 걱정은 기우였습니다. 너무 잘 타네요.
이 도장을 받기까지 참 오래 걸렸습니다. 처음 탑승하고 출발지를 통과할 때 손등에 도장을 찍어줍니다. 이는 2회, 3회 탑승 시 교육 없이 바로 탈 수 있는 사람을 식별하기 위함입니다. 두 번째 루지를 탈 때에는 교육 없이 바로 탈 수 있어서 리프트에서 내리자마자 대기 없이 바로 탈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 루지를 타는 동영상입니다. 아무래도 처음이라 약간 긴장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속도를 내기보다는 두 아이를 따라가면서 아이들이 잘 타는지 뒤 따라가면서 루지를 즐겼습니다. 하강장에 도착했을 때 줄이 밀려 있는데 세상에나 문제의 발단은 아내이네요. 이번에 소니 액션캠 FDR-X3000으로 루지 타는 영상을 찍어 보았습니다.
다행히 두 번째 탑승을 위해 리프트를 기다리는 행렬은 처음보다 많이 줄었네요. 아무래도 1회 탑승만 이용하고 돌아가신 분들이 많은 것 같네요. 우리 가족은 1회 탑승이 남아서 다시 리프트를 타고 탑승장으로 올라갔습니다. 사진 찍기를 싫어하는 큰 아이는 항상 보이지 않네요. 아내와 둘째가 기념으로 사진을 남깁니다.
두 번째 루지를 탔습니다. 이번에는 아이들이 먼저 출발을 했고 아내와 저는 조금 뒤에 출발을 했는데 처음 타시는 분들과 섞이다 보니 아이들보다 출발이 많이 늦어졌습니다. 영상에 아이들을 담고 싶은데 출발이 늦어서 빨리 따라붙어야 합니다. 그런데 아내가 계속 말썽이네요. 속도를 내어서 많은 사람들을 추월했건만 아이들이 벌써 종착지에 도착을 했네요. 아래 유튜브 영상을 통해 속도감을 즐기는 루지의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통영에 10시에 도착을 했는데 루지 2회는 타고나니 오후 1시 30분이 넘었습니다. 배고플 시간이 되었는데 중간에 더워서 음료수를 구입해서 마셔서 그런지 아니면 루지 타는 즐거움 때문인지 시간 가는 줄도 배고픈 줄도 몰랐습니다.
점심은 통영이 고향이고 본가인 지인의 말에 따라 서호시장에 있는 분소식당에서 복국과 멍게 비빔밥을 시켜 먹었습니다. 역시나 통영의 맛집으로 등록된 분소식당은 빈자리가 없이 손님으로 가득했습니다.
아이들은 공기밥과 복국으로 점심을 먹고 아내와 저는 멍게 비빔밥을 나눠 먹고 또 각자가 복국(졸복 지리)을 한 그릇씩 했습니다. 두 메뉴 모두 12,000원인데 따로 공기밥 값은 받지 않으시네요. 참고로 복국은 식초 몇 방울을 곁들여서 먹으면 더 좋습니다.
점심을 먹고 나와서 강구안 거북선을 구경하려 했으나 주말이라 그런지 주차할 공간도 마땅치 않고 날씨도 너무 더워서 조금이라도 그늘이 있는 곳으로 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동피랑 마을로 향했습니다.
공용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키고 골목을 따라 올라가니 더위 때문에 아이들이 힘들어합니다. 동피랑 마을은 곳곳에 카페나 음료를 파는 곳이 있어 힘들면 잠깐 쉬어 올라가면서 구경을 할 수 있습니다. 시원한 슬러시 한 잔으로 아이들을 달해서 동피랑 마을 전망대까지 오르면서 이곳저곳에서 방문한 흔적을 남겨 봅니다.
좀처럼 사진을 찍으려 하지 않는 큰 아이도 천사의 날개 앞에서는 사진을 찍고 싶어 하네요. 사람의 본성인가 봅니다.
천사의 날개 앞에서 환하게 웃는 큰 아이의 모습이 보기 좋네요. 정말 큰 아이에게서 보기 힘든 모습을 보았습니다. 저 또한 기쁘네요.
둘째 녀석은 짧은 다리로 날개의 위치를 맞추느라 고행하네요.
토토로 캐릭터 벽화를 보았습니다. 역시 토토로는 아이들보다는 우리 세대에 더 어울리나 봅니다. 아내가 토토로 캐릭터 앞에서 사진을 찍는다고 해서 한 장을 남깁니다.
엄마를 따라 둘째 녀석도 사진을 남기네요. 웃는 모습을 보니 둘이 많이 닮았네요.
통영 더 구경하고 싶은 곳이 많은데 더운 날에 오랜 시간 줄을 서서 기다리느라 힘들어서 다른 곳은 다음을 기약하고 집으로 복귀하기로 합의를 보았습니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 충무김밥을 사서 죽천강에서 물놀이를 하면서 먹기로 했습니다. 유명한 집들이 많지만(저는 한일김밥을 알고 있었는데 통영이 고향인 지인이 풍화김밥을 추천하네요. 그래서 돌아올 때 풍화김밥에 들러서 충무김밥을 사서 사천으로 돌아와서 죽천강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하루를 마감했습니다. 힘들었지만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다시 통영을 찾을 때는 조금 시원할 때... 돌아다니기 좋은 날로 잡아야 할 것 같네요. 참 블로그에 글을 정리하면서 오늘 지인의 소개로 방문한 집들이 통영의 다이닝코드 랭킹 10위에 다 포함된 곳이네요. 참고로 통영에서 맛집을 검색하신다면 아래 링크를 참조하세요.
이상 우리 가족의 당일치기 통영 여행기록입니다. 확실히 통영은 대한민국 테마 10선에 선정이 될 만큼 좋은 여행지라고 생각합니다. 여행에 있어 빠질 수 없는 3박자 먹거리, 볼거리, 놀거리 고루 갖추고 있는 통영 여행은 즐거움이었습니다. 아직까지 정리되지 못한 사진들과 드론으로 촬영한 동영상은 주말을 통해서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