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Life/탐구생활

소고기국밥의 명가 - 의령 맛집 '종로식당'

하나모자란천사 2018. 10. 11. 15:45

블로그에 '맛집탐방'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추가했다. 최근 들어 혼자 또는 가족과 함께 당일치기 여행 또는 1박 2일의 짧은 여행을 자주 떠난다. 이는 나 혼자만의 여행 패턴이 아닌 시대상을 반영한 트렌드라 생각한다. 소위 말하는 '소확행'이다. 소확행에 대해서는 블로그에 종종 언급을 했으니 여기서 더 설명하지 않겠다. 아래의 링크는 지금까지 포스팅한 글에서 소확행을 키워드로 검색한 내용이다. 작년 연말부터 소확행이란 용어를 사용했으며, 주로 여행, 산책, 독서, 맛집 등과 관련된 포스팅에 사용한 것을 볼 수 있다. 혹, 소확행이란 의미가 궁금하다면 '소확행'이란 말을 들어보셨나요?를 클릭하면 그 의미를 알 수 있다. 





여행은 즐겁다.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즐겁고, 함께 하는 이가 있어서 즐겁고, 평소 볼 수 없는 것을 보는 것이 즐겁다. 여행이 이처럼 즐거운 행위이지만 보고 즐기는 것도 체력 소모가 따른다. 때문에 짧은 여행의 마침표는 맛집 탐방으로 끝난다. 나의 여행 계획에는 보고, 즐기고, 먹는 여행의 3 박자가 빠지지 않는다. 9월의 마지막 일요일 의령의 한우산으로 가족 산행을 다녀왔다. 기회가 주어졌을 때 가을을 만끽하고 싶었다.




한우산(해발 856 미터) 산행은 쇄목재(해발 600 미터)에서 산행을 시작해서 가볍게 간식거리만 챙기고 따로 점심을 준비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점심은 산행을 마치고 이곳 종로식당에서 소고기국밥을 먹기로 정했다. 이곳을 선택한 것은 8월 tvN에서 방영된 '놀라운 토요일'이라는 프로그램의 영향이다.



사전에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이곳을 찾았지만 식당에 들어서자마자 꽤 많은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나 이곳은 tvN의 '수요미식회'에서 맛 칼럼니스트인 황교익 선생이 극찬한 집이기도 하다. 식당의 위치는 의령 군청 앞이며, 의령 전통시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식당 입구의 간판을 보면 알겠지만 본가 2대의 60년 전통의 소고기국밥 전문집이다. 식당은 처음 그대로 일반 가정집을 식당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렇게 유명세를 타고 손님이 많으면 더 넓은 곳으로 확장 개업할 수도 있으나 그러지 않고 있다. 어쩌면 이것이 2대째 60년 동안 맛을 유지하는 비결이 아닐까 싶다.



입구로 들어서면 왼쪽에 주방과 연결된 홀이 있는데 4인이 이용할 수 있는 4개의 테이블이 있다. 그러나 이곳에는 벌써 손님들로 가득 차 있어서 주택 1층으로 들어갔다. 들어서자마자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그동안 방송을 통해 소개된 내용들이다. 국내 메이저 방송 3사는 물론이고 종편까지 다양하다.



거실에도 4개의 테이블이 있고, 3개의 방이 있다. 우리 가족은 현관 입구에 있는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거실에 있는 테이블과 방에도 손님들이 가득해서 따로 사진을 찍지는 못했다. 



메뉴가 있지만 선택에 고민이 없었다. 소고기국밥이다. 종로식당에서는 일단 소고기국밥을 먹어야 한다. 나는 이곳 소고기국밥의 특징을 알고 있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선생이 했던 말을 기억하고 있다. 아내와 아이들에게 설명을 해 주었다.



드디어 국밥이 나왔다. 여기는 국물에 밥을 말아서 나온다. 오리지널 국밥이다.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이 고기도 살코기가 큼직하게 나온다. 처음에는 양이 작은 것 같지만 실제로 먹어 보면 작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먼저 살코기를 먹어 본다. 황교익 선생의 말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함이다. 정말 부드럽다. 비결이 뭘까? 아내와 아이들도 고기를 먹어 보고 놀란다. 보통 소고기국밥의 경우 국물을 우려내기 위해 고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좋은 고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 같은데, 여기 고기는 정말 부드럽다. 거의 입에서 녹는 수준이다.




나오는 찬은 단출하다. 김치가 나왔다. 배추 겉절이다. 나는 김장 김치보다 겉절이를 좋아한다. 그런데 너무 짜다. 이날 겉절이를 담그면서 간을 맞추지 못했던 것 같다. 이날 김치는 패스... 솔직히 먹기 힘든 수준이다.



양파와 땡초도 같이 나온다. 국밥에 깔끔하게 먹을 수 있는 찬이다. 



김치는 실망스러웠지만 소고기국밥 하나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준이었다. 아이들도 다 못 먹을 줄 알았는데 모두 자기 그릇을 깨끗이 비웠다.



식사를 끝내고 손님들이 빠져나간 사이 사진으로 담지 못한 다른 방송분도 사진에 담아 보았다. 



사진에 소개된 것이 전부가 아니다. 방송에 소개되어 기대를 하고 찾았으나 실망한 집도 많았는데 여기는 절대 실망스럽지 않다. 만족스러웠다.



지난번 아내와 둘이서 이곳을 찾았을 때는 비가 내려서 의령 시장을 제대로 구경하지 못했다. 점심을 먹고 아이들과 함께 의령 전통시장 구경에 나섰다. 목적지는 남산떡방앗간이다. 이유는 의령의 전통 음식은 망개떡을 구입하기 위해서다. 지난번에 2박스를 구입해서 먹었는데, 또 먹고 싶다. 아이들이 너무 좋아했다.



이번에도 만 원짜리 2박스를 구입했다. 지난번 방문 시 없었던 플래카드가 붙어 있다. 바로 8월에 방송된 tvN '놀라운 토요일'에서 소개된 의령소바와 의령 망개떡에 대한 내용이다. 의령소바와 관련된 내용은 이전 포스팅을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잘 먹었으니 산책이 필요하다. 이곳까지 왔으니 의령 화정군 상정마을로 향했다. 조씨고가를 둘러보고 싶었다. 아쉽게도 조씨고가는 문이 닫혀 있어 구경할 수 없었다. 그러나 고즈넉한 시골마을을 천천히 걸으며 옛 향수를 즐기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여행 후 편안한 내 보금자리가 있음에 대한 소중함을 느낀다. 여행지에서 펜션이나 호텔에서의 하룻밤도 나쁘지 않지만 언제나 편안히 묵을 수 있는 내 집잉 최고다. 아이들은 집에 도착하자마자 망개떡 사냥에 나섰다. 이번에도 즐거운 여행이다. 언제나 그렇듯 여행은 즐겁다. 누릴 수 있을 때 누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