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 17일 일요일, 태풍 '탈림'으로 인해 산행 일정을 포기하고 어머니를 집으로 모시고 와서 함께 아침을 먹고, 온 가족이 목욕을 다녀왔습니다. 다행히 오후부터는 날씨가 개는 모습을 보여서 어머니와 서택사랑테마공원을 가볍게 거닐고 집에서 점심을 먹은 후 어머니를 댁으로 모셔다 드리고 오니 하루가 다 지나갔습니다. 저녁에는 아내와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늘에야 미뤄뒀던 영화 '공범자들(2017), Criminal Conspiracy'를 보게 되었습니다. 현 정권의 적폐 청산의 화살이 MB로 향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실상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고, 마침 아내도 어떤 채널을 통해서 알게 되었는지 이 내용을 궁금해 하기에 함께 영화를 보았습니다.
영화를 보는 동안 수 없이 많은 울분을 삼켰습니다. 그리고 나 자신이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한민국에 태어나서 배울만큼 배웠다고 생각했고, 나름 지성인이라 생각을 했지만 지난 10여 년 동안 내 주변의 삶에 매여서 밖을 돌아보지 못한 날동안에 일어난 일들에 대해 아무런 관심도 없었고 오직 내 삶만 돌아보았다는 것이 부끄러웠습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사고와 판단은 개인의 몫입니다. 나의 생각을 다른 이들이게 전달하고 싶은 생각도 없습니다. 그렇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았으면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보수도 진보도 아닌 그렇다고 중도적인 성향도 아닙니다. 또 어느 한쪽이 옳고, 그르다는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때나 상황에 따라 보수가 옳을 때도 진보가 옳을 때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채사장의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을 읽었지만 아직도 보수와 진보에 대해서는 경계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그렇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유는 언론의 역할에 대해 언론의 중립성에 대해 특히나 공영방송은 정치와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중립을 지킬 수 있어야 하고 보장이 되어야 한다. 개인은 언론이 편향된 보도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이 전부가 아니고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많은 이들이 이 영화를 보았으면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내랑 영화를 보면서 최근에 끝난 SBS 월화 미니시리즈 '조작'을 떠 올렸습니다. 드라마가 가상의 내용이 아니라 영화 '공범자들'을 통해 현실 있었던 사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조작을 보면서 언론과 소수의 권력으로 인해 수십, 수백, 수천 명의 생명과 삶도 송두리째 흔들리는 그런 세상이 설마 이 나라 대한민국에서 있을 수 있을까? 드라마니까 가능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영화를 통해 현실로 보게 되니 왜 이 나라의 젊은이들이 이 나라를 '헬조선', '헬대한민국'이라며 이 나라를 떠나고자 하는지 이해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라도 모든 것이 바로 자리를 잡았으면 합니다. 적어도 우리는 일제시대부터 잘못된 역사를 알고 있고, 그 아픈 상처를 아직도 가슴속에 간직하며 살아가는 이들을 보고 있지만 한 번도 적폐 청산을 통해 잘못을 제대로 바로잡지 못한 것 같습니다. 적어도 현 정권에서 이 부분만큼이라도 바로 잡고 지나갔으면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안타까운 사실은 이 영화에서 공영방송 MBC를 무너뜨린 주역인 김재철씨가 사천이 고향이라고 낙향하여 전직 MBC 사장이라는 간판을 내세워서 사천 시장에 도전했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그가 이전 선거에서 새누리당의 경선에서 공천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현명한 사천 시민들은 그를 시장 자리에 올려주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모든 판단은 각자 영화를 보고 판단을 내려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