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Life/탐구생활

동백섬 - 사천 맛집 소개

하나모자란천사 2019. 12. 3. 18:20

토요일 점심은 혼밥을 즐긴다. 일부러 혼밥을 먹는 것은 아니다. 요즘은 혼밥을 즐기는 이들이 많다고 하지만 아직도 혼자 밥을 먹는 것이 어색하다. 어중간하게 점심때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서 어쩔 수 없이 혼자서 점심을 먹는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사천읍시장 국수 골목에서 국수를 먹는다. 국수를 그만큼 좋아하고 혼자서 먹기에도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때를 놓친 토요일 점심으로 국수는 안성맞춤이다. 나의 페이스북을 통해 토요일 혼자서 국수를 먹은 사진들이 많다. 그러나 가끔은 국수가 아닌 다른 것을 먹고 싶을 때가 있다.




국수도 좋아하지만 국밥 종류도 좋아한다. 소고기국밥, 돼지국밥은 기본이고 설렁탕, 도가니탕, 추어탕 등의 국밥도 좋아한다. 아이들도 아빠인 나의 식성을 닮아서 국밥을 좋아한다. 다만 아내가 국밥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가족이 함께 있을 때는 국밥을 먹는 경우가 없다. 



별일이 다 있다. 그런 아내가 괜찮은 국밥집이 생겼다고 다음에 한 번 가자고 했다. 도대체 어떤 곳일까? 궁금했다. 어느 토요일 오후였다.  그날도 점심때를 놓쳤다.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전에 추천했던 그곳이 어디냐고 물었다. 아내가 알려준 곳은 '동백섬'이다. 왠지 이름이 낯익다.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그래 삼천포에 '동백섬'이란 맛집이 있다. 그런데 그곳은 국밥집이 아니다. 삼천포 노산공원 아래에 있는 동백섬 그곳은 전복요리를 전문적으로 하는 맛집이다. 인근에 '우도'라는 전복요리 전문점도 있다. 예전에 사천 맛집으로 소개도 했었다.



우연일까? 똑 같이 동백섬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전혀 다른 메뉴의 구성으로 볼 때 같은 사장님이 영업한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래도 아내가 추천했으니 일단 가 보기로 했다. 아내에게 위치를 확인했다. 익히 알고 있는 곳이다. 사천읍에 흥부추어탕이라고 있었는데 그곳이 남양동으로 통합 이전하면서 그 자리에 새롭게 오픈을 했다고 한다. 영업을 시작한 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사천읍은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은데 일단 넓은 주차장이 있어 좋다. 밥 한 끼 먹기 위해 주차를 신경 써야 한다면 나는 그런 곳은 자주 찾지 않는다. 이곳은 전용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원래 흥부추어탕이 있던 곳이라 낯설지 않다. 뒷문을 통해 식당 내부로 들어갔다.



돼지국밥 한 그릇을 시켰다. 가격은 8,000원이다. 일반 국밥집과 같다. 잠시 후 밑반찬이 하나씩 나왔다. 돼지국밥에 빠질 수 없는 부추무침과 깍두기 그리고 무말랭이 무침과 새우젓 등이 나왔다. 쌈장과 고추, 양파는 빠지지 않는다. 다만 사진으로 담지 못했다.



국밥이 나오는 동안 창밖을 보았는데 가마솥은 아니지만 전용 솥에 고기를 삶아 내고 있었다. 오랫동안 푹 삶아 낸 고기는 적당할 때 건져 내었고 육수는 오랫동안 끓여내고 있었다. 육수에 들어가는 재료를 살피지 못했지만 진국일 것 같았다.



잠시 후 국밥이 나왔다. 일단 양념을 넣기 전에 국물 맛을 먼저 본다. 시원하다. 깔끔한 맛이 느껴졌다. 생각했던 그 맛이다. 



이곳 동백섬 돼지국밥에도 콩나물이 들어가 있다. 때문에 깔끔하고 시원한 맛이 느껴진 것이다. 나는 처음부터 말아먹지 않는다. 공깃밥에 고기와 새우젓을 올려 적당히 먹다가 국밥에 부추랑 쌈장을 넣고 새우젓으로 간을 맞춘 후 밥을 말아먹는다.



참고로 이곳 동백섬은 다른 국밥집과 차별화된 요소가 하나 더 있다. 공깃밥이 아니다. 1인용 무쇠솥에 흑미와 고구마를 넣고 밥을 지었다. 




말보다는 사진으로 보는 것이 더 잘 설명될 것 같다. 처음에 주전자와 접시가 따로 나와서 용도가 뭘까 궁금했는데 접시는 밥을 덜어내는 용도이고, 주전자의 물은 숭늉을 끓이기 위함이었다.



돼지국밥에 무쇠솥밥의 조합이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좋았다. 돼지국밥을 먹고 나서 입 안에 남은 느끼함을 숭늉으로 말끔히 처리가 가능했다. 



밥을 다 먹기도 전에 사천의 새로운 맛집으로 소개하게 될 거라 생각을 했다. 참고로 국밥을 먹을 때는 김치가 맛있어야 한다. 이곳 김치 정말 맛있다. 혼자서 한 접시를 비우고 더 달라고 해서 다시 접시를 비웠다. 



아내 덕분에 맛있게 한 끼를 해결했는데 고맙기는커녕 미운 생각이 들었다. 내가 국밥을 좋아하는 걸 알면서도 이런 곳을 이제야 소개를 시켜주다니 얄밉다. 



다음에는 두 아이들도 데리고 다시 찾게 될 것 같은 느낌이다. 처음이라 사진도 별로 찍지 못했다. 돼지국밥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꼭 한 번 드셔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