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Life/탐구생활

의령소바 사천 사남점에서 먹은 냉메밀국수, 메밀치즈돈까스

하나모자란천사 2019. 8. 24. 09:56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려 한다. 대한민국 대다수의 셀러리맨이 그러하듯 나 또한 주중에는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거의 없다. 때문에 주말에는 최대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 한다. 물론 사진과 드론을 취미 생활로 시작하면서 혼자서 밖으로 다니는 시간도 늘었다. 그러나 가능한 가족과 함께 다니려 한다. 고맙게도 이런 나를 이해하고 함께 다녀주고 있다. 어느 무더웠던 여름 주말 둘째 아이와 초전공원으로 산책을 나갔다. 아내는 큰 아이 이발을 시키고 합류한다고 했다. 점심은 최근 자주 이용하는 우동분(우리동네분식)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둘째 아이와 공원을 거닐다 먼저 우동분으로 향했다. 혹 손님이 많을까 봐 미리 주문을 하려고 했다. 



헐... 그런데 영업을 하지 않는다. 원래 주말에는 영업을 하지 않는 것일까? 우동분을 대신해서 다른 메뉴를 선택해야 한다. 일단 시원한 음식을 먹고 싶었다. 이럴 땐 모르는 곳보다 아는 곳을 가는 것이 좋다. 먼저 떠 올린 곳은 근처의 시골찌개촌과 사천읍의 황포냉면이었다. 두 곳 모두 가끔 이용하는 곳이고 예전에 포스팅을 올린 적도 있었다.



아내에게 연락을 했다. 아내는 의령소바가 먹고 싶다고 했다. 헐... 이 더운 날에 의령까지 가야 하는가? 아내가 원한다면 가야 한다. 하기야 작년 이 맘쯤에 퍼붓는 비를 뚫고 의령까지 소바를 먹기 위해 다녀왔었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토요일 저녁에 방영되는 tvN의 놀토(놀라운 토요일)에서 의령 전통시장이 소개되고 일요일 아침 방송을 보고 난 후 점심 무렵 의령을 다녀왔었다. 자세한 내용은 이곳을 클릭하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때도 그랬는데... 순간 얼마 전 퇴근길에 의령소바 사천 사남점을 확인하고 그때 의령소바가 사 가지고 갔었는데 그걸 두고 하는 말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내에게 물었더니 그렇다고 한다. 다행이었다.



먼저 의령소바 사천 사남점에 도착을 했다. 잠시 후 아내와 큰 아이도 도착을 했다. 나와 큰 아이는 냉메밀국수를 시키고 아내는 냉비빔메밀국수를 그리고 둘째 아이는 메밀치즈돈까스를 시켰다. 대부분의 기다림은 지루한 시간이다. 그러나 행복한 기다림도 있다. 바로 음식을 시켜 놓고 기다리는 시간이다. 가족들의 표정에서도 행복을 읽을 수 있다.



잠시 후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냉메밀국수가 먼저 나왔다. 누가 뭘 시켰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가족이기 때문이다. 내가 사진을 찍는 동안 그 순간은 조용하다. 그러나 셔터음이 울리고 난 이후는 젓가락이 쉼 없이 오간다. 잠시 주저하고 있으면 내 몫은 사라지고 없다. 그 정신없는 순간을 틈타 나도 부지런히 젓가락을 움직여야 한다. 생존의 본능이 사진보다 앞섰다. 냉비빔메밀국수는 미처 사진에 담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메밀치즈돈까스가 나왔다. 둘째 녀석 자기가 주문한 것이라 벌써부터 실드를 치고 있다. 고약한 놈이다. 내 음식에 젓가락을 담글 때는 언제고... 그러나 나는 안다. 녀석은 뱃골이 작아서 아직 혼자 다 먹지 못한다는 것을. 그렇다고 녀석이 다 먹고 남길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었다. 나에게는 언제나 아이들을 유혹할 달콤한 무기가 있기 때문이다. 밥 먹고 나서 팥빙수를 먹으러 가자고 했다. 녀석 역시나 그 유혹을 떨쳐낼 수 없었다 보다.



식당도 깔끔하고 음식도 나쁘지 않았다. 분명 의령소바의 프랜차이즈의 사천 분점이라고 하는데 작년 직접 의령 전통시장에 있는 본점에서 먹었던 음식과는 달랐다. 재료와 구성도 달라 보였다. 맛도 그랬다. 혼자만 느낀 것이 아니라 아내도 같았다고 했다. 그렇다고 여기 음식이 맛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본점에서 먹었던 의령소바와 다르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메뉴도 다르다. 본점에서는 냉소바와 온소바를 먹었는데 이곳은 그 메뉴가 없다. 조만간 의령을 다시 한번 다녀와야 할 것 같다. 그때 먹었던 소바도 생각나고 소고기국밥의 명가인 ‘종로식당’도 생각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