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Life

공블리(공효진) 주연의 영화 '도어락'을 보다

하나모자란천사 2019. 2. 9. 01:43

한 때 미친 듯이 영화를 보았던 시절이 있었다. 세월 참 빠르다. 벌써 20년이 넘었다. 인터넷이 대중화되지 않았던 그 시절.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 채널아이와 같은 PC통신을 이용하던 시절이었다. 이런 용어를 기억하는 것으로도 나이를 가늠할 수 있다. LG에서 늦게 PC통신 사업에 참여했는데 그 서비스가 '채널아이'다. 좋아했던 배우인 명세빈을 모델로 해서 천리안에서 채널아이로 옮겼던 기억이 있다. 덕분에 새로 출발한 채널아이에서 영화 동호회를 만들고, 그곳에서 부시샵을 하면서 영화 좋아하는 전국의 동호인들이 함께 모여서 영화를 보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었다. 그랬던 시절이 있었다. 그 일이 계기가 되어 영화를 많이 보았고, 대학에서도 '좋은 영화 보기'라는 동아리를 통해서 정기적으로 영화를 보고 토론회를 가지는 시간을 가졌다.




대학을 졸업하고 결혼을 하기 전까지는 그래도 영화를 보았다.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그 시절에는 그랬다. 데이트 코스는 거의 영화, 밥, 술 이런 순이었다. 그러나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면서 영화가 점점 멀어졌다.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자유롭지 못했다. 이전까지는 개봉하는 영화는 거의 다 보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살 수 없을 것 같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지금은 꼭 보고 싶은 영화나 스케일이 큰 영화가 아니면 집에서 영화를 본다. 극장에 가는 것도 귀찮고, 요즘은 웬만한 영화는 극장과 동시에 VOD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극장에서 내리는 순간 바로 VOD 서비스를 제공한다.


좋아하는 여배우 중 한 명이 공블리, 공효진이다. 지난해 12월에 '도어락'을 개봉했을 당시에 이 영화를 보고 싶었다. 아내라 보려고 했는데, 연말에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를 선택하느라 '범블비'를 보았다. 최근 그녀의 영화가 또 개봉을 했다. '뺑반'이란 영화다. 이 영화도 보고 싶었는데, '극한직업'에 밀려서 이 영화를 보지 못했다. 대신 12월에 놓쳤던 영화 '도어락'을 아내와 둘이서 보았다. 


어떤 영화일까? 영화를 보면 시놉시스를 먼저 본다. 단순히 시놉시스를 보면 그 영화가 재미가 있을 것인지 아닌지 느낌이 온다. 줄거리도 아닌 단순한 내용인데 강한 뭔가가 있다. 그런데 지난주 읽었던 '박스오피스 경제학'에도 그런 내용이 있다. 문화산업에서 투자를 결정할 때도 시놉시스를 보고 결정한다고 한다. 그리고 통계적으로 시놉시스에서 선택된 판단의 적중률이 높다고 한다. 그럼 잠시 이 영화를 시놉시스를 보자. 나무위키에 공개된 '도어락'의 시놉시스다.


오피스텔에 혼자 살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 경민(공효진).

퇴근 후 집에 돌아온 경민은 원룸의 도어락 덮개가 열려있는 것을 발견한다.

불안한 마음에 도어락 비밀번호를 변경해보지만

그날 밤, 잠들기 전 문 밖에서 들리는 소리


'삐-삐-삐-삐- 잘못 누르셨습니다'


공포감에 휩싸인 경민은 경찰에 신고를 하지만

그들은 경민의 잦은 신고를 귀찮아할 뿐,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그리고 얼마 뒤, 경민의 원룸에서 낯선 사람의 침입 흔적과 함께 

의문의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자신도 안전하지 않음을 직감한 경민은 직접 사건의 실체를 쫓게 되는데..!


열려 있는 도어락 덮개, 지문으로 뒤덮인 키패드, 현관 앞 담배꽁초

혼자 사는 원룸, 이곳에 누군가 숨어있다!


이야기의 소재는 우리의 일상에서 충분히 만날 수 있는 내용이다. 때문에 거부감 없이 접근할 수 있다. 영화의 장르는 스릴러다. 충분히 분위기를 느끼이 위해 불을 끄고 소리는 빵빵하게 하고 아내와 둘이서 영화를 보았다.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이라 아이들은 못 보게 했다.





이 영화가 알리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원래 상업 영화라는 것이 영리 추구를 목적으로 하지만 영화를 통해 대중들에게 알리고자 하는 것이 있다. 영화를 통해 도어락이 주는 편리성 이면에 보안의 취약성에 대해 생각을 했다.



이 영화에서 가장 긴장감이 느껴지는 장면이다. 진범과 마주치는 상황, 그러나 주인공인 경민은 처음부터 그가 진범이라는 것은 알지 못했다. 결정적 순간은 3,200원이다. 그 순간 경민이 느꼈을 감정은 어떠했을까? 나쁘지 않은 영화였다. 이 영화에 대한 만족감 때문에 '뺑반'도 보고 싶다. 이번 주말에 극장에서 뺑반이나 볼까나? 아쉽게도 밀린 일들이 많다. 오늘 몸 컨디션이 좋지 않아 일 대신에 이 영화를 본 것에 만족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