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ing Story

#0209 - 사진이 모든 것을 말해주었다, 전민조 기증사진전

하나모자란천사 2018. 8. 19. 02:09

 2018년 책 100권 읽기 아흔네 번째 책입니다.


주말이다. 주말이면 하고 싶은 것이 많다. 해야 할 것들도 많다. 그래서 나는 행복하다. 오늘도 혼자 조용히 시간을 보내며 책을 읽기 위해 카페로 나갔다. 정작 책은 많이 읽지 못했다. 오래간만에 아지트로 나갔는데 지인을 만나서 얘기를 나눈다고 책을 거의 읽지 못했다. 오늘을 넘기면 '사진이 모든 것을 말해주었다'라는 책의 독서노트를 남기는 것도 힘들 것 같아서 먼저 이 책에 읽고 생각나는 것들을 정리하려고 한다. 최근에 읽는 책들은 모두 사진과 관련된 책이다. 그러나 이 책은 지금까지 읽었던 책들과 조금 다르다. 지금까지 책들은 카메라 조작법이나 사진을 잘 찍는 방법 등을 설명하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 책은 한 권의 책을 통해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작가는 한국일보와 동아일보에서 취재기자로 오랫동안 일했다. 책에 소개된 작가의 사진을 통해서 저널리즘 분야의 사진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며 책을 읽었다.




사진이 모든 것을 말해주었다는 전민조의 사진집이다. 좋은 사진을 찍고 좋은 사진가가 되기 위해서는 사진집을 많이 봐야 한다고 한다. 공식적으로 이 사진집은 공식적으로 내가 보는 첫 번째 사진집이다. 그래서 나에게는 나름 의미가 있다. 사진집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는 사진기자 시절 전민조가 찍은 사진들이다. 사진기자로 30여 년간 활동하며 찍은 기자들의 일상과 신문사 편집국의 풍경, 보도사진 등이 담겨 있다. 



두 번째는 전민조 작가가 본 세상이다. 그가 사진으로 담은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 이번에는 저널리즘의 기자가 아닌 다큐 사진 작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이다. 책과 소설을 통해 알게 된 것은 보통 사진을 업으로 하는 경우 장르를 골라서 그 분야에만 집중을 한다고 한다. 크게 나누면 저널리즘(보도 분야), 상업작가, 예술작가 등으로 볼 수 있다. 아무래도 생계와 관련되어서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가끔 경계를 넘어 다양한 분야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작가가 있다고 하는데 혹시 전민조 작가도 그런 부류가 아닐까?



마지막 세 번째는 그가 만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정치인, 예술가, 종교인 등 대한민국의 현대사에서 큰 족적을 남긴 인물과 더불어 농부, 해녀, 노동자처럼 필부들의 모습도 담겨있다. 




그의 사진과 글을 통해 내가 알지 못했던 대한민국의 현대사의 사건들을 알게 되었다. 특히나 기자 시절 그가 남긴 사진들은 한 장의 사진이 아니라 살아 있는 역사라는 느낌이 들었다. 아마도 보도 분야에서 일하는 기자들은 이런 사명감 때문에 힘들게 일하는 것이 아닐까? 여기서 잠깐! 작가의 글을 읽어보자.


기자는 때때로 모험과 도박을 해야 한다. 기자가 모험심이 없거나 위험을 피하려 한다면, 그는 기자라는 직업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일뿐더러 독자들에게 생명력 없는 정보를 전달하게 된다. 사진기자는 사진으로 뉴스를 전달한다. 보도사진이라고 찍었는데 독자들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잘 이해할 수 없다면 그것은 관찰과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카메라를 들고 다닌다고 해서 모두가 사진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사진가가 어떤 자세로 세상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의 사진은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는 사진가들은 단순히 자신의 직업적인 의무감이나 기술자의 입장에 머물지 않고, 자신의 지성과 감성으로 역사를 통찰하는 독창적인 개성과 사물을 판단하는 작가적 안목으로 자신의 내면의 진실을 시각화하려는 사진가들이다. 역사의 현장을 목격하고 증언하겠다는 작가의 눈이 없었다면, 귀중한 한 장 한 장의 역사적인 사진은 전시화와 사진집으로 햇빛 가운데 증언될 수 없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글/유홍종


그의 사진집에서 최근에 읽었던 사진가 최민식의 사진을 보았다. 바로 직전에 읽었던 책이다. 잘 읽은 책이었다. 최민식 작가의 또 다른 책들도 읽어 볼 생각이 있다. 그의 에세이는 사진과 글이 모두 마음에 들었다. 



또 다른 사진 분야의 책을 읽었다는 데 만족한다. 아직은 사진집을 보는 것이 어렵지만 앞으로 더 많은 사진집을 볼 것이다. 그래야 나만의 안목으로 사진을 읽는 능력이 자랄 테니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사진집을 읽은 것은 나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