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Life

우리 동네 사천 맛집 (12) - 삼천포 충무김밥

하나모자란천사 2018. 5. 7. 15:52

충무김밥은 충무(지금의 통영)에서 먹어야 제맛이다. 통영을 갈 때면 충무김밥을 빼놓지 않고 먹는다. 가장 최근에 통영을 다녀온 것은 작년에 온 가족이 통영에 루지를 타러 갔을 때였다. 그때도 충무김밥을 먹었다. 통영에도 원조라고 내세우는 충무김밥 집이 여러 곳이 있다. 예전에는 한일김밥 집을 이용했는데, 작년에는 통영이 고향인 지인의 말을 듣고 풍화김밥에서 충무김밥을 사 먹었다. 가끔 아내가 작년에 먹은 풍화김밥의 충무김밥을 먹고 싶다고 얘기를 꺼낸다. 그렇다고 김밥 때문에 통영을 일부러 다녀올 수는 없는 노릇이다.



사천시 SNS 서포터즈로 활동을 하면서 사천과 삼천포의 구석구석을 혼자서 잘 돌아다닌다. 특히나 삼천포는 드론 비행이 자유롭기에 삼천포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때문에 삼천포에도 충무김밥을 판매하는 곳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문제는 그 집 충무김밥이 맛이 있는지 증명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가장 좋은 것은 먹어 보는 것이다. 그러나 가능하면 실패 없이 맛집을 선택하고 싶다. 삼천포에 거주하는 다른 SNS 서포터즈들에게 묻는다. 




처음 소개를 받은 곳은 이곳이 아니다. 삼천포여고 옆에 있는 충무김밥이다. 나쁘지 않았다. 이곳은 오리지널 통영에서와 같이 누런 종이에 김밥을 싸서 준다. 문제는 김밥을 즉시에 싸는 것이 아니라 미리 싸 놓아서 밥이 차갑다. 이것도 오리지널 충무김밥과 비슷한 환경이다. 그래서 상호명도 전통 충무김밥일까? 그러나 나는 밥은 따듯하게 먹고 싶다.



그래서 이번에는 사람들에게 더 많이 알려진 선구동 충무김밥 집으로 향했다. 이곳은 SBS 생활의 달인에 소개되고 난 후 인지도가 높아졌다. TV에 소개되고 난 후 사람들의 반응은 상반되는 것 같다. 맛있다는 사람들도 있고, 콧대가 높아져서 예전만 못하다는 사람도 있다. 나는 예전의 맛은 알 수 없다. 4월 어느 일요일 오후 어김없이 삼천포에서 드론을 날리고 늦은 시간에 집으로 향했다. 드론을 취미 생활을 하면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 않고 나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가끔은 미안하다.


집에 돌아가서 아내에게 저녁을 차려 달라고 말하는 것이 미안했다. 일요일 저녁이라도 설거지에서 해방을 시켜 주고 싶었다. 그래서 삼천포 충무김밥 집으로 향했다. 이곳은 SNS 서포터즈와 번개 모임을 갖는 카페 맞은편이라 쉽게 찾을 수 있다. 혹 위치를 모르는 분들을 위해 위 지도를 남긴다.



주방의 모습이다. 가격은 다른 충무김밥과 비슷한 수준이다. 최근에 다른 충무김밥의 경우 가격을 인상해서 4,500원을 하는 곳도 있다. 물론 1인분 기준이다. 이곳은 SBS 생활의 달인 571회에 소개가 되면서 사람들에게 더 많이 알려졌지만, 삼천포 사람들에게는 그 이전부터 나름 맛집으로 통했던 곳이라고 한다. SBS 생활의 달인에서는 '통영 원조 충무김밥을 위협하는 36년의 경력을 자랑하는 충무김밥'으로 소개가 되었다고 한다.


5인분을 포장으로 주문했다. 이곳은 김밥을 미리 싸 놓지 않고 주문을 받고 난 후 그 자리에서 바로 김밥을 만든다. 때문에 밥이 따듯하다. 김밥은 위 사진의 1회용 포장 용기에 담는다. 스티로폼 재질의 용기라 집에 도착했을 때에도 보온 효과가 있어서 밥이 따듯했다. 반찬은 여느 충무김밥가 동일하게 무김치와 오징어&어묵무침이다. 찬은 도시락 2개에 1개씩 따로 주었고, 국물도 따로 포장을 해 준다.




집에 돌아와서 가족이 함께 모여 김밥을 먹었다. 이제 아이들은 이쯤 되면 아빠가 빈손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내가 문을 열고 들어오면 내 손을 먼저 보는 것 같다. 가끔은 야속하지만 어쩔 수 없다.



안방에서 노트북으로 유튜브를 보고 있던 중이라 식탁이 아닌 작은 상을 펴고 그곳에서 김밥을  펼친다.



위 사진이 반찬이 들어 있는 포장이다. 하나는 무김치이고 다른 하나는 오징어&어묵무침이다.



국물은 된장을 풀어 끓인 매콤한 시래기국이다.



마지막으로 김밥이다.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은 충무김밥이다. 따뜻한 밥으로 김밥을 말고 보온효과가 있는 용기에 김밥을 담아와서 김이 수축되어 모양은 이쁘지 않다. 그 자리에서 먹으면 더 좋겠지만, 집에 있는 가족들을 위한 것이라 어쩔 수 없다. 내가 먹어 본 삼천포에 있는 두 곳의 충무김밥을 비교하자면 일단 비주얼은 '전통 충무김밥'이 더 좋다. 그러나 맛은 여기가 더 좋은 것 같다. 일단 밥이 차갑지 않고 따듯한 것에 점수를 더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