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ple Life

미니멀 라이프 - 죽어 있던 물건들에게 새 생명을 부여하는 일

하나모자란천사 2017. 12. 10. 08:32

2017년 한 해가 다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새벽에 책을 읽다가 잠깐 한 해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올해는 무엇보다 소소하게 행한 일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드론을 취미 생활로 시작, 가족들과 월 1회씩 산행을 시작, 애드센스와 연계해서 블로그를 시작,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 등이죠. 모두 다 나에게는 의미 있는 활동이었고, 즐거운 마음으로 했지만 그중에서도 특히나 미니멀 라이프는 가족 전체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면서 삶을 대하는 사고방식이나 행동 방식도 바뀌었습니다. 미니멀 라이프라고 해서 없이 살자는 건 아닙니다. 불필요한 것을 줄이고 살자는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것을 버렸습니다. 아니 사용할 수 없는 것은 버리고,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은 새로운 주인을 찾아 주었습니다.



정리된 물건 중 기억에 남는 것은 TV를 완전히 없앤 일입니다. 물론 TV는 버리지 않고 어머니댁으로 옮겼고, TV 셋톱박스는 KT에 반납을 했죠. 그리고 오래된 옷들 중 입지 않는 것들은 버리고, 말짱한데 사이즈가 맞지 않아서 입지 않거나 디자인이 내 맘에 들지 않는 옷들은 아내가 주변에 아는 분들에게 다 양도를 했습니다. 그리고 종이로 된 책들도 대부분 다 정리를 했습니다.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면 좋은 것이 있습니다. 집에 수납장에 사용하지 않고 묵혀 있던 물건들을 새로운 주인을 찾아주면서 생명을 부여하는 일입니다. 바로 아래와 같은 물건들이죠. 위에 것은 시스코 카탈리스트 스위치 허브이고 아래는 포티넷의 포티게이트 방화벽입니다. 제가 네트워크와 보안 관련 공부를 하고, 집에서 서버를 돌릴 때 사용했던 것인데 나중을 위해 계속 가지고 있었는데 방출을 했습니다. 집에 있으면 공간만 차지하고 언제 사용할지도 모른 채 계속 수납장에 죽은 상태로 놓여 있었을 물건입니다.



제품 상태를 확인하고 작동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고 포장해서 새로운 주인에게로 보냈습니다.



참 이런 특수한 물건들은 사용처가 제한이 되어 있어 팔릴 것 같지 않지만 네이버 중고나라 카페를 이용하면 대부분 사용자가 있습니다. 문제는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 사이의 적절한 가격을 형성하는 것이죠.



이번에도 네이버 중고나라를 이용해서 새로운 주인을 찾았습니다. 앞서 이 물건을 35만 원에 판매한 이력이 있어서 시간이 조금 지난 후라 30만 원에 올렸는데 소식이 없어서 25만 원에 카탈리스트 스위치까지 덤으로 보낸다고 했더니 연락이 왔네요.





새로운 주인은 김해에 사시는 분이라고 합니다. 이 물건 외에 둘째가 사용하던 야뇨 경보기도 새로운 주인을 찾아 멀리 보냈죠. 우리 집에서는 언제 사용될지도 모르면서 죽어 있던 물건들이 새로운 주인을 만나서 그 가치를 찾게 되는 것이죠.


미니멀 라이프는 제품의 활용도를 높여주는 것뿐만이 아니라 재생이라는 관점에서 범세계적으로 바라보면 불필요한 물건을 다시 생산하지 않게 됨으로 한정된 자원을 아끼는 일이 되는 것이며, 또 묵혀 두었다가 결국 버리게 될 때에는 쓰레기로 취급되기 때문에 쓰레기를 처리하는 비용을 절감하고, 지구 환경을 깨끗하게 하는 일이 됩니다.


이런 생각으로 미니멀 라이프를 생활화하면 즐겁니다. 그냥 내 주변을 비우고 정리하는 것뿐이지만 전 세계 70억 인구가 모두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지구는 금방 깨끗해지고, 자원이 부족해서 싸우는 일도 사라질 것입니다. 너무 거창한가요? 아무튼 올해 실천으로 옮긴 많은 일들 중 가장 의미 있는 것 하나를 뽑으라고 한다면 바로 '미니멀 리스트'로 살아가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