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ing Story

#0105 - 표현의 기술, 유시민, 정훈이

하나모자란천사 2017. 11. 28. 07:58

 2017년 책 52권 읽기 여든네 번째 책입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은 무엇이고,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이 질문은 나 스스로에게 꾸준히 던지고 있는 질문이다. 특히나 올해는 이 질문을 많이 하고 있다. 그런데 아직도 답을 찾지 못했다. 자신의 정체성을 알아가는 일이 이렇게 힘들 줄을 몰랐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문제를 이해하는 능력은 나아졌다. 그러나, 집중력과 기억력은 점점 감퇴하고 있음을 느낀다. 이제는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메모로 남겨야 한다. 세상에 적응할 수 있어야 하고, 나 자신의 상황에 적응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글쓰기를 시작했다. 일상의 소소한 일에서부터 계획하고 있는 모든 것들을 글로 정리하고 싶다. 내가 어떻게 살아왔고,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며, 어떤 일을 계획하고 있고, 세상에 돌려주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를 글로 남기고 싶다. 그런데 마음만 앞선다. 글로 나를 표현하는 일이 어렵다고 느꼈다. 그래서 이 책을 집어 들었다.




 목차


제1장 왜 쓰는가

제2장 제가 진보냐고요?

제3장 악플을 어찌할꼬

제4장 누가 내 말을 듣는단 말인가

제5장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제6장 베스트셀러는 특별한 게 있다

제7장 김정이입? 어쩌란 말인가

제8장 뭐가 표절이라는 거야?

제9장 비평은 누가 비평하지?

제10장 세상에 나도 글을 써야 한다니

제11장 정훈이의 표현의 기술


먼저 책의 목차와 구성에 대해 살펴보자. 제1장~10장은 유시민 작가의 글이다. 그리고 마지막 제11장은 정훈이 작가의 만화이다. 책은 글을 쓰는 이유를 살펴본 후 글을 쓰기 위해서는 자신을 먼저 알아야 한다고 얘기한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도 자기 정체성을 알아야 한다고 설명을 하고 있다. 그리고 글은 다른 사람들에게 읽혀야 의미가 있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따르는 것이 비평이다. 문제는 악플이다. 이 책에서는 악플에 대하는 방법도 설명이 되어 있다. 유시민 작가의 특유의 입담으로 글을 잘 쓰는 요령을 설명하고 있다. 그의 대부분의 책이 정치적인 색깔을 띠고 있지만 이제는 그 부분에 대한 거부감은 없다. 책의 시작에서 유시민 작가는 글 쓰는 이의 정체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해 주었기 때문이다. 책은 무겁지 않게 쭈욱 읽어 내려갈 수 있어서 좋았다. 각 장의 마지막에는 정훈이 작가의 삽화가 들어 있다. 각 장에 매치되는 내용으로 정훈이 작가의 글과 그림이 들어 있다.


정훈이 작가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다.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에 대해서는 언제 어디서 태어났고, 어떻게 자랐는지 나름 잘 안다. 마지막 11장은 그의 이야기다. 그가 어떻게 해서 만화가의 길을 걷게 되었는지? 학생 시절 소외 말하는 표준의 범주에서 벗어난 그가 어떻게 만화가로 성공하게 되었는지를 잘 설명하고 있다. 나와 동시대를 살아와서 그런지 그의 삶을 보면서 나를 보게 되었다. 그런데 나는 내가 잘하는 것을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고 있나? 


어쩌면 우리는 청소년기를 지나는 과정에서 획일화된 교육의 틀에 순종하고 따랐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른이 되어서 자기 정체성에 대한 문제로 고민을 하게 되고 오히려 그 틀에서 벗어난 사람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조금씩 해 보자. 그래야 죽음이 임박했을 때 삶에 대해 후회를 덜 할 것이다. 


다시 책으로 돌아가 보자. 글쓰기는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 중 하나이다. 때문에 글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그에 필요한 기술을 익혀야 한다. 책에서 유시민 작가가 설명하는 모든 기술을 다 익히기는 어렵다. 역시나 그는 알쓸신잡에서 보여준 모습 그대로 폭넓은 분야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있다. 그가 설명하는 모든 것을 내 그릇에 담을 수 없었다. 기억에 남는 몇 가지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먼저 많이 읽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의 글을 통해 다양한 간접 체험을 하되, 자신의 생각에 맞게 비평하면서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글을 읽었다면 독서노트를 남겨 보도록 하자. 처음에는 자신의 생각을 담아내기 어려울 수 있다. 처음에는 책 내용을 발췌하는 것에서 시작하면 된다. 지금처럼 블로그를 통해 독서평을 시작으로 하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블로그를 통해 내 글이 다른 사람들에 읽히게 되는 방식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글을 쓰는 목적은 일기가 아닌 이상 처음부터 다른 사람들에게 읽힌다는 전제하에 작성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유시민 작가가 이 책에서 말하는 내용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글쓰기는 자기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문자료 표현하는 작업이다.




이는 정훈이 만화가의 만화에서도 나타난다. 만화가 정훈이는 가장 좋은 표현의 기술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라고 말한다. 두 사람의 글과 그림을 정리하면 표현의 기술은 자기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이끌어 내는 기술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내 기준에서 좋은 책이었다. 무엇보다 지금 내가 글쓰기를 위해 실천하고 있는 행동들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다. 앞으로도 계속 이 길을 걸어갈 것이다. 조금씩 전진한다면 15년 후에는 지금의 이 자리를 돌아보았을 때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멀리 가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힘을 얻었으니 힘을 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