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Life

글쓰기 연습 - 배우고 익히면 달라진다

하나모자란천사 2017. 10. 30. 19:21

버킷리스트,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을 나열해 본 적이 있는가? 나는 있다. 버킷리스트라는 영화를 보고 난 이후로는 틈틈이 버킷리스트를 떠 올리면서 정리를 하고 있다. 오늘은 그 리스트 중에서 책에 관한 얘기를 하고 싶다. 책과 관련해서는 두 가지의 버킷리스트를 가지고 있다. 첫 번째는 '죽기 전에 책 1만 권을 읽자'이다. 진행 중이다. 참고로 읽는 것 기준이 아니라 책을 읽고 독서노트를 남겨야 1권으로 인정이 된다. 그래서 올해부터 다시 시작이다. 두 번째는 '내 이름으로 된 책 한 권을 내자'이다. 이것은 책을 읽는 것보다 더 어렵다. 때문에 첫 번째 책 읽기도 그냥 읽는 것으로 끝을 내지 않고 읽고 독서노트를 남겨야 한 권으로 인정이 되는 것이다. 첫 번째 버킷리스트를 준비하면서 두 번째 버킷리스트도 이루기 위한 연습을 하는 것이다. 



요즘은 글쓰기가 예전에 비하면 수월해졌다. 수월해졌다는 것이지 내 글에 만족한다는 뜻은 아니다. 쉽게 글을 써 내려가지만 내 글이 만족스러웠던 적은 없다. 요즘은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생각만으로는 나아지는 게 없다. 인간은 배우야 한다. 배우고 익힘으로써 현재보다 나아질 수 있다. 필요에 의해 요즘은 글쓰기와 관련된 책을 읽고 있다. 오늘도 병원에서 진료를 기다리면 박종인 기자의 '기자의 글쓰기'를 읽었다.



오늘 하루가 지나가려면 아직 5시간이나 남았다. 그러나 여유가 없다. 약을 먹고 나면 약기운에 잠에 빠질 것 같다. 약을 먹기 전에 글을 써야 한다. 오늘 하루를 간략히 정리를 해 본다. 이 책을 읽은 후 글쓰기가 간결해진 것 같다. 분명 나아졌다. 시간이 지나면 더 나아질 것이다.



 2017년 10월 30일 월요일 - 글쓰기 연습



사람의 신체 오장육부 중 어느 한 곳이라도 소중하지 않은 곳은 없다. 눈, 코, 입, 귀, 손, 팔, 다리, 발 등 각각의 신체 기관은 각기 제 역할이 있다. 평소에는 소중함을 모른다. 늘 그 자리에 있고, 항상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문제가 생기거나 없을 때라야 소중함을 깨닫는다. 내가 그렇다. 


평소 아내로부터 핀잔을 들었다. 컴퓨터와 보내는 시간이 많다. 책을 읽을 때에도 엎드려 읽는다. 나쁜 습관 때문에 눈은 이미 많이 망가졌다. 그 외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다. 허리 통증으로 인해 병원에 다녀왔다.


어제 사천 항공우주엑스포를 다녀왔다. 어머니와 이모님 그리고 가족 모두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호기심 많은 둘째 녀석이 블랙이글스팀의 곡예비행에 흠뻑 빠졌다. 비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그들을 자세히 보고 싶었나 보다. 자신의 작은 키가 문제였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것은 도구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녀석은 도구를 이용했다. 옆에 있던 나를 이용했다. 아이를 번쩍 들어서 무동(목마)을 태웠다. 순간 짜릿한 느낌이 나의 신경을 자극했다. 참았다. 아이의 즐거움을 깨고 싶지 않았다.


엑스포 관람을 끝내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고민 끝에 남양동 토담 오리로 향했다. 불안한 조짐은 식당에서부터 느꼈다. 밥을 먹는 내내 힘드었다. 어머니가 있어서 표시를 내지 않았다. 어머니를 댁으로 모셔다 드렸다. 너무 아파서 파스를 붙이고 허리에 온찜질을 했다. 집으로 돌아와서 진통소염제를 먹고 잠을 청했다.


아침에 일어났다. 허리에 통증이 심했다. 순간 고민을 했다. 휴가를 내고 병원에 갈까. 그럴 수 없었다. 한 주의 시작이다. 챙겨야 할 것들이 있다. 무엇보다 평소 내가 팀원들에게 하면 안 되는 행동이라고 말하는 표현이기 때문이다.


고민을 끝내고 출근을 준비했다. 아내가 걱정이다.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는데 허리를 굽힐 수 없었다. 아내가 머리를 감겨 준다고 한다. 아직은 그러고 싶지 않았다. 마음은 고마웠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출근을 했다. 차에서 내리기도 힘들다. 가끔 허리에서부터 목덜미까지 통증이 전해 온다. 조회를 끝내고 현장 점검을 끝냈다. 9시가 넘었다. 메일을 확인하고 오늘 해야 할 일을 확인했다. 오후까지 버틸 수 없었다. 의자에 앉은 것 자체가 고통이다.


상무님께 사정을 얘기하고 연차 휴가를 올렸다. 진주 세란병원으로 향했다. 월요일이라 대기자가 많았다. 한 시간의 기다림 후 내 진료 차례가 되었다. 괜히 긴장이 된다. 별일 없을 거라고 이미지 상상을 한다. 그래야 한다. 의사 선생님께 아픈 증상을 얘기하고 발생 원인도 얘기했다. 내가 의사도 아닌데 원인이라고 한다. 별것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이 반영되었다. 의사 선생님은 조금 심각하게 얘기한다.


X-레이와 CT 촬영을 했다. 살짝 겁이 났다. 아내를 호출했다. 검사 결과가 나왔다. 허리와 목에 디스크 있다고 한다. 허리보다 목이 더 심하다고 한다. 다만 허리는 삐끗한 것으로 인해 염증이 있어서 통증이 있다고 했다. 주사와 물리치료 처방을 받았다. 주사를 맞고 지하로 내려갔다. 


지원군인 아내가 도착했다. 그냥 든든하다. 충격파 치료를 받았다. 심음 소리를 그냥 쏟아 내었다. 물리치료사가 여성분이었는데 민망할 정도였다. 원래 아프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한다. 그림이 좀 그렇다. 낯선 여인에게 허리와 엉덩이까지 다 보이고 그녀의 손길이 가는 곳에 따라 신음을 내 쏟았으니 말이다.


10분이 너무 길었다. 시원하다. 이 순간만큼은 손을 사용하지 않고 일어설 수 있었다. 충격파 시간이 짧다는 생각을 했다. 뭐가 이래. 그 짧은 순간에 생각이 바뀌다니. 온찜찔과 저주파 물리치료를 받고 올라왔다. 


당분간 물리치료를 더 받아야 한다고 한다. 고통과 희열이 함께 스쳐 지나간다. 참 이기적인 인간이다. 아내와 밖에서 점심을 먹었다. 맛있다.


글쓰기 연습이다. 글을 잘 쓰고 싶다. 병원에서 읽은 책의 영향을 받았다. 문장이 짧고 간결해졌다. 사람은 역시 배워야 한다. 연습을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