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ing Story

#0006 - 덕혜옹주

하나모자란천사 2017. 4. 24. 13:04

#0006 - 2016년 책 50권 읽기 서른다섯 번째 책입니다.



이번에는 제가 주로 읽었던 분야가 아닌 소설입니다.

아무래도 휴가 기간 중이라 무거운 책보다는 가벼운 책을 읽고 싶었습니다.

먼저 읽고 있던 책이 '빅데이터 비즈니스'라 휴가 기간 중에 계속 읽기가 부담스러웠습니다.

무엇보다 아내와 '부산행'을 보러 갔다가 예고편으로 '덕혜옹주'를 보게 되었고,

아내로부터 이 영화가 책으로 먼저 흥행이 되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직 개봉 전(다음 주 8/4 ~ )이라 다음을 기약했습니다.


매월 1일에 자동으로 리디북스 도서구입 포인트를 결재하게 되어 있는데 이번 달에는 어떤 책을 구입해 볼까?

검색하는 중 '덕혜옹주'라는 책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고민하지 않고 책을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읽기에 들어갔습니다.


고등학교 때까지 제일 좋아하고 관심을 가졌던 과목이 '국사'였습니다. 

그렇다고 역사에 특별히 관심이 있었다기보다는 그 시절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하게 되는...

특별히 절 아껴 주시던 국사 선생님에 대한 동경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국사를 배우던 시기만 하더라도 근대사에 대해서는 깊이 있게 다루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고종, 명성황후, 순종까지만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덕혜옹주'에 대해서는 아는 게 거의 없었습니다.


이 책은 덕혜옹주의

태어난 이후에도 황적에 이름도 올리지 못하는 황실에서의 삶

강제로 일제로 볼모로 끌려가야 하는 안타까움

조센징으로 살아가야 하는 일본에서의 삶

원수나 다름없는 일본 남자와의 강제 결혼과 이혼

15년간의 정신병동 감금생활

모국으로부터 환대받지 못한 귀국... 까지


작가는 비참하게 버려진 조선 마지막 황녀의 삶을 기억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이 소설을 써 내려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책을 읽는 도중 눈물을 훔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내가 이런 내 모습을 보더니 이 책을 읽었던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았다는 얘기를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영화로 만들어진 배경에 대해서도 얘기를 해 주었습니다. 책을 읽고 나서 처음 생각한 것은 영화에서 '덕혜옹주'의 역할을 배우 손예진이라는 것... 왠지 딱 어울릴 것 같습니다.




'덕혜옹주'

고종의 막내딸로 태어나

한 참 아버지 이쁨 받을 그 나이에

한 참 아버지께 어리광을 부려야 할 그 나이에

이해할 수 없는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받아 들일 수 없는 아버지의 의문스러운 죽음

일제의 만행인 줄 알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절

더 안타까운 것은 혼자 남게 될 딸의 안타까운 삶에 대해 알고 있었던 고종의 자신의 죽음입니다.

죽기 전 딸을 위한 고종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고 그는 안타까운 죽음을 맞습니다.

결국은 일제의 계획에 따라 오빠 영친왕과 같이 일제에 강제로 볼모로 끌려가게 됩니다.


그녀가 끌려가는 장면에서


'가노라 삼각산아 다시 보자 한강수야'라고 읊었던 청음 김상헌의 심정을 통해 그녀의 심정을 보여줍니다.

"이곳이 내 나라다. 내 몸속에 속속들이 박혀 있는 내 나라의 냄새다."


왠지 영화에서 이 장면을 깊이 있게 다뤄줄 것 같습니다.

책에서도 일본의 볼모로 끌려가는 조선의 옹주. 

그 모습을 지켜보던 사람들 모두 저마다 고개를 돌려 눈물을 찍어 내었다고 했던 것처럼 

영화를 보는 사람들 다수가 눈물을 훔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후에는 조센징으로 살아가야 하는 옹주의 일본에서의 학교생활과

낯선 타국에서 듣게 되는 아버지와 같은 오빠 순종과 어머니의 죽음입니다.

그녀는 순종과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원하지 않는 강제결혼과 

행복할 수 없는 결혼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여자로서... 여자만이 느낄 수 있는 행복인 임신과 출산에 대해서도

그녀는 자유롭지 못하고 불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본의 패망 이후에도 조국으로 돌아올 수 없었던 그녀의 삶...

이승만 정권도 박정희 정권도 그녀의 귀국이 달가울 수 없었던 불행한 조선의 역사...

그 모든 게 처음부터 계획된 일본이 모략이라 생각하니...


글 주변이 없어서 이 시점에서 몇 번이나 글을 써 내려갔다가 지우고 또 써 내려갔다가 지우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아마 제가 느끼는 생각과 감정은 이 책을 또는 개봉될 영화를 통해서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보통은 책을 보고 영화를 보게 되면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그래도 영화가 개봉하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무엇보다 저자가 책을 통해 알리고자 했던 비참하게 버려진 조선의 마지막 황녀의 삶을 기억하길 바라던 일이

영화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기를 바라봅니다.